쌍용차 사장 '정치권은 제발 손 떼 달라'

이유일 사장, '경영 정상화' 외풍에 안타까움 토로[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정치권은 쌍용자동차 일에 손 좀 떼 달라고, 내가 수차례 말하지 않았냐." 이유일 쌍용차 사장은 10일 아시아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한숨부터 내쉬었다. 지난 8일 밤 조립2라인 근로자 류모(50)씨의 자살 기도 직후, 이 사장은 전화로 이를 보고받고 밤을 꼬박 샜다. "가족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내 자식 같은 직원들 아니냐." 그는 거듭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오죽하면 근로자들이 목을 맨다고 하겠냐"며 "한 대라도 더 팔아 회사를 살려야하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

이 사장은 "노조가 격양돼있다. 정치쟁점화를 더 이상 가만 보고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나 또한 (회사 정상화에 대한) 책임이 더 무거워졌다"고 언급했다. 경찰이 이 사장과 김규한 쌍용차 노조위원장 이름 앞으로 남겨진 자필 유서를 들고 찾아온 게 지난 9일이다. A4 6장 분량의 유서에는 류씨가 겪어온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정치권에 대한 원망, 쌍용차의 어려운 현실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임직원들에게 호랑이 최고경영자(CEO)로 불리는 이 사장도, 마힌드라그룹 회장을 만나겠다며 직접 인도로 갔을 정도로 패기가 넘치는 김 위원장도, 유서를 보고 한참 눈물을 쏟았다는 전언이다. 이 사장은 "근데 외부에서는 이 것 마저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며 "경찰이 유서를 발견했는데 가짜니 뭐니 주장하는 것을 보니 정말 안타깝다"고 토로했다.쌍용차를 둘러싼 정치공방이 지속되며 한창 경영에 몰두해야할 이 사장의 발목은 국내에 잡혀 있는 상태다. 올해 내수시장의 자동차 수요는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해외서 살 길을 찾아야 할 쌍용차로선 더욱 갑갑한 대목이다. 이 사장은 "신뢰도 하락으로 해외 투자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러시아 등에서 가격을 인상해 환율하락으로 인한 부담을 상쇄하려고 하는데, 내가 움직일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중남미, 브라질 영업소 계약 등 CEO가 직접 나서야 할 문제들이 산적한데 갑갑하다"고 덧붙였다.또한 이 사장은 "상반기 중 무급휴직자를 우선적으로 복귀시킨 뒤 경영여건이 좋아지면 희망퇴직자와 정리해고자 채용문제를 검토할 것"이라며 "경영정상화가 우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조슬기나 기자 seu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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