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슬림형 담배 전쟁…외국계 'KT&G 한판붙자'

KT&G의 초슬림형 담배 '에쎄'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초슬림형 담배 시장을 놓고 외산 담배업체들이 KT&G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잇따라 가격을 환원하거나 인하 폭을 키우며 시장점유율 확대에 두팔을 걷어 붙인 것이다. 현재 초슬림형 담배 시장은 KT&G의 '에쎄'가 약 86%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어 필립모리스의 '버지니아 수퍼슬림', BAT코리아의 '보그', '던힐 파인컷 수퍼슬림' 등이 나머지 14%를 기록 중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AT코리아는 지난해 상반기 보그의 가격을 기존 2700원에서 2500원으로 인하한데 이어 오는 17일부터 던힐 파인컷 수퍼슬 5종(6.0mg, 3.0mg, 1mg, 0.1mg, 프로스트)에 대한 가격을 200원 인하한 2500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에 질세라 필립모리스도 갑당 2900원에 달하던 버지니아 수퍼슬림의 가격을 400원 인하한 2500원으로 통일시켰다.
외산 담배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초슬림형 담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에쎄의 가격이 2500원으로 형성돼 있고, 무엇보다 전체 담배 시장에서 초슬림형 담배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초슬림형 담배 시장은 전체 담배 시장에서 지난 2003년 22.5%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2005년 25.2%, 2007년 28.1%, 2009년 28.0%, 2011년 28.7%, 지난해 말 29.9%로 성장했다.BAT코리아 관계자는 "초슬림형 담배 시장은 중장년층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시급해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도 "한 브랜드를 400원 인하하는 것이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에쎄와 정면승부를 펼쳐볼 것"이라며 "버지니아 수퍼슬림이 갖고 있는 기존의 높은 품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경쟁사 제품들과 같은 가격으로 판매, 보다 많은 성인흡연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KT&G측은 "에쎄는 초슬림형 담배 시장 내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 1996년 첫 출시 이래 품질경쟁력을 바탕으로 최근 10년간 국내 판매 1위를 차지하는 등 시장을 주도해 온 만큼 앞으로도 흡연자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도록 더욱 열심히 뛰겠다"고 피력했다. 한편 에쎄는 지난해에 이탈리아와 스페인 시장에 진출하는 등 서유럽까지 공략하며, 세계 최고의 초슬림형 담배의 명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에쎄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외국계 담배회사들이 가격을 인하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초슬림형 담배의 가격이 모두 2500원으로 같아진 만큼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져 초슬림형 담배 시장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이광호 기자 k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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