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세기의 소송' 막 내리나

미국은 배심원·법원, 유럽은 법원·EU 삼성-애플 분쟁 관련해 엇갈린 판단...애플은 갤럭시S3 미니 소송 취하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삼성-애플 특허 소송전이 '냉기에서 온기로' 미묘한 기류 변화를 보이고 있다. 양사가 합의해 갤럭시S3 미니를 소송전에서 제외한 것이다. 치고받기 식으로 확전을 선택했던 기존 행보에 비춰보면 대단히 이례적이다. 이를 계기로 양사가 뽑았던 칼을 놓고 협상 테이블에 앉는 극적인 대타협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3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갤럭시S3 미니에 대한 특허 소송을 취하했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갤럭시S3 미니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취하 이유를 밝혔다. 앞서 애플은 지난달 갤럭시S3 미니를 포함해 삼성전자 제품 6개를 2차 본안소송 대상에 포함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3 미니는 유럽에서 출시한 제품으로 미국에서 판매하지 않을 계획이었고 애플도 이에 따라 소송을 취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애플의 소송 취하를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애플이 소송 대상에서 특허 건수를 절반으로 줄인 적이 예전에도 있긴 하지만 이는 법원이 판결의 신속성을 위해 소송 범위를 줄이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결과다. 양측이 자발적으로 합의해 소송을 취하한 것은 사실상 갤럭시S3 미니가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이번 소송전이 '전쟁'에서 '협상'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갈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양사의 소송이 지역별로 혼전 양상인 것도 협상 가능성을 높여준다. 미국 배심원들은 애플의 손을 들어줬지만 법원은 삼성전자의 손해배상액을 감액할 뜻을 내비쳤고, 유럽 법원은 삼성전자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추세지만 유럽연합(EU)은 삼성전자의 특허권 남용을 조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결국 소송이 장기화될 경우 양사 모두에게 위협이 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소송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애플 양강 구도로 펼쳐지면서 양사 점유율이 확대됐지만 소송전이 장기화될 경우 피로감에 양쪽 모두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지난해 4월 애플의 선공으로 시작된 세기의 소송이 2013년에는 타결 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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