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 태극낭자 일내고, 국내선 협회끼리 이갈면서 '밥그릇 싸움'
박인비의 에비앙마스터스 우승장면.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손은정 기자] '코리안 골프파워'는 올해도 막강했다.여자는 미국과 일본까지 '상금퀸'을 석권했고, 메이저 3승을 곁들여 우승컵의 수준도 업그레이드했다. 남자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타이거 우즈(미국)가 '황제의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에서 수석과 최연소 합격자를 동시에 배출해 내년을 기약했다. 장기적인 불황과 함께 골프관련산업은 위기를 맞았지만 한류열풍으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2012년 골프계 주요 뉴스를 모아봤다.▲ 미국은 박인비, 일본은 전미정=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박인비(24)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는 전미정(30ㆍ진로재팬)이 상금랭킹 1위를 차지했다. 박인비는 7월 '제5의 메이저' 에비앙마스터스를 제패해 동력을 만들었고, 베어트로피(최저 평균타수상)까지 챙겼다. 한국은 올 시즌 9승을 합작했고, 무엇보다 유선영(26ㆍ나비스코챔피언십)과 최나연(24ㆍUS여자오픈), 신지애(24ㆍ브리티시여자오픈)의 메이저 3승이 돋보였다. 전미정은 JLPGA투어 '넘버 1'에 등극해 이에 화답했고, 이보미와 안선주(25)가 각각 3승, 이지희(33)가 2승을 차지하는 등 35개 대회에서 무려 16승을 일궈내 일본 열도를 초토화시켰다. ▲ 매킬로이 vs 우즈 '황제의 전쟁'= 전 세계적으로는 매킬로이의 '新골프황제' 등극이 단연 톱뉴스다. PGA투어에서만 시즌 4승을 앞세워 상금왕과 다승, 평균타수 1위(68.873타) 등 개인타이틀을 모조리 쓸어담았다. PGA챔피언십에는 최연소 메이저 2승을 수확했고, 지난해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미국과 유럽의 '동시 상금왕'이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타이거 우즈(미국)의 부활도 빅뉴스다. 2009년 11월 '섹스스캔들'이 불거지면서 이혼과 부상 등 끝없는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올해는 아놀드파머인비테이셔널과 메모리얼토너먼트, AT&T내셔널 등 굵직굵직한 무대에서 3승을 올리며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 과정에서 스윙교정을 마무리해 내년 매킬로이와의 '진검승부'를 선언했다. ▲ "10대 돌풍, 어디까지?"= 국내 팬들은 국가대표 김시우(17ㆍ안양 신성고)의 최연소 PGA입성(17세5개월5일)에 고무됐다. 이동환(25)은 수석 합격의 영예를 안아 남자 무대에서도 한류열풍의 초석을 다졌다. 14세의 중국 소년 구안티안랑이 아시아퍼시픽아마추어골프 우승으로 내년 마스터스 출전권을 따내 아시아 골프신동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분위기다.여자도 비슷하다.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15)가 8월 캐나다여자오픈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최연소우승을 작성해 최근 골프채널이 선정한 10대 뉴스에도 이름을 올렸다. 아마추어로는 1969년 조앤 카너(버딘스인비테이셔널) 이후 무려 43년 만에, 5번째 우승이라는 대기록이다. 김효주(17ㆍ대원외고)는 이에 앞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한국과 일본의 프로대회를 연거푸 제패해 화제가 됐다.▲ "컬러 열풍은 되고, 롱퍼터는 안 되고"= 골프용품사의 불황 타개를 위한 끈질긴 노력은 '컬러 열풍'으로 요약됐다. 지난해 화이트에 이어 총천연색 컬러가 등장했다. 코브라와 핑의 오렌지와 핑크 드라이버 출시가 출발점이다. 캘러웨이는 보라색을, 코브라가 다시 강렬한 레드컬러로 마무리했다. 혼마는 알록달록하게 원하는 색상을 만들어주는 '베레스 셀렉트 오더시스템'을 내놓았다.롱퍼터 논란은 반면 2016년부터 사실상 사용 금지라는 극약 처방을 받았다. 롱퍼터 사용선수의 맹활약이 "공정하지 못하다"며 도마 위에 올랐고, 지구촌 골프규칙을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실골프협회(R&A)는 결국 "골프채를 몸 한쪽에 붙여서 스트로크 할 수 없다"는 내용의 규칙 14-1b항을 신설했다. 미국의 오디세이가 발빠르게 이 규칙을 피하는 '뉴 메탈-X 암 록)'이라는 롱퍼터를 출시했다는 사실도 재미있다.
집행부의 끝없는 권력 다툼 속에 고사위기에 직면한 KPGA.
▲ "국내 프로단체의 파행 운영"=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등 국내 프로골프단체들의 파행은 단연 국내 톱 뉴스감이다. KPGA는 이명하 회장(55) 선출, 전윤철 전 감사원장(73) 추대, 소송을 통한 직무 정지, 김학서 부회장(65)의 회장 직무대행, 황성하 회장(51) 선출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추악한 권력다툼을 거듭하면서 고사 위기에 직면했다.집행부가 '밥그릇 싸움'을 하는 동안 국내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었던 무대가 5개(해외투어 공동주관 제외)에 불과했다는 점도 문제다. KLPGA투어도 집행부의 능력 부문에서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세 차례나 회장을 선출하고도 모두 무효 처리되는 '무식함'은 지난 3월 구자용 회장(57) 추대로 일단락됐지만 파행의 주범 강춘자 부회장(56)은 오히려 수석 부회장으로 부활해 월급까지 꼬박꼬박 챙기고 있다. ▲ "개소세 없애? 말아?"= 골프장업계는 그린피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폐지 논란이 1년 내내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골프장 급증으로 회원모집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입장객마저 급감해 경영 악화 위기에 놓인 회원제 골프장들은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회원제의 개소세를 2년간 감면해준다"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에 기대를 걸었지만 국회에서 거부됐다.골프장업계 역시 이 과정에서 '개소세 폐지 반대'를 주장한 대중제와의 극심한 갈등이 빚어지면서 앞으로도 상당한 내분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태풍의 눈'은 입회금 반환이다. 시세 폭락과 더불어 골프장에 대한 입회금 반환 요청이 폭주하고 있지만 대다수 골프장들은 상환 능력이 없어 무려 3조원대의 입회금 반환 사태가 골프장 전체의 부도 위기로 직결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손은정 기자 ejs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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