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투성이 시츄, 크리스마스에 '기적'이 일어나다

▲ 구조된 애완견과 그들의 새 주인이 한 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래시와 다이애나씨, 앵거스와 메이양, 몰리와 케이씨.(출처: 데일리메일)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한눈에 보기에도 더럽다 못해 혐오스러울 지경인 애완견들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새 주인을 찾았다.먼지와 오물로 뒤범벅이 된 헝클어진 털 때문에 제대로 앞을 보지도 못하고 무거워 똑바로 걷지도 못했던 이 개들이 말끔하게 단장을 마치고 여느 애완견 못지 않은 매력을 뽐내자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24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뉴캐슬 고스포스 지역에서 원래 모습을 짐작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인 시츄 세 마리가 발견됐다. 이들의 존재는 '옆집 마당에서 너무 역겨운 악취가 난다'는 한 이웃의 신고 덕분에 세상에 알려졌다.

▲ 구조 직후의 시츄들. 아무렇게나 자란 털이 길게 늘어져 얼굴을 덮으면서 앞을 제대로 볼 수조차 없는 상태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는 개들을 구조한 뒤 각각 래시와 몰리, 앵거스라는 이름을 붙여줬다.발견 당시 세 마리 모두 오랜 기간 미용을 하지 않아 수북하게 자란 털들이 덕지덕지 때를 묻힌 채 엉겨있었고, 수년 동안 외부와 접촉하지 않아 정서적으로도 매우 예민한 상태였다.개들의 털을 손질한 애완동물 미용사는 "개들의 피부 상태가 여태 본 것 중 가장 최악이었다"고 말했다.세 마리 개들은 미용과 목욕을 거쳐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각자 새 주인을 찾아 떠났다.4살쯤 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래시는 노섬벌랜드 포스톤스에 사는 다이애나 딕슨(56)씨가 맡게 됐다. 그녀는 "지난해 키우던 독일 세퍼드를 잃어버린 후 어떤 다른 동물도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래시를 만난 후 내 삶의 빈 공간이 너무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5살쯤 된 몰리 역시 케이 쿡(49, 노섬벌랜드 헥삼), 데이비스 쿡 부부가 입양했다. 이들은 "몰리를 보자마자 바로 우리 개라는 느낌이 왔다"고 했다. 케이씨는 "함께 산책을 나가니 몰리가 너무나 긴장하고 두려워해 번쩍 들어 품에 안았다"며 "몰리가 꼭 안겨오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고 전했다.티나 볼튼(47, 뉴캐슬 고스포스)씨는 11살짜리 딸 메이가 원해서 앵거스를 데려갔다. 볼튼씨는 "그동안 이 개들이 심하게 학대받고 지내왔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을 몰랐다"며 "아픈 기억이 있는 앵거스를 위해 무엇을 해줘야 할지 전혀 몰랐지만 앵거스가 먼저 우리 가족에게 큰 기쁨과 행복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이 시츄들의 전 주인인 폴린 킹언(62)씨는 지난달 베드링턴법원에 출석, 징역 8주에 집행유예 일년, 그리고 앞으로 동물을 키울 수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 그녀는 과거에도 동물학대 혐의를 받아 고양이를 키워서는 안된다는 제재를 받고 있었다.조인경 기자 ik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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