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뒷길 어느 으슥한 곳,/가등(街燈) 불빛을 받으며/오토바이 두 대가 서 있다./하나는 진노랑,/하나는 연분홍.//서로를 향해 다가가는 포즈를 취하고 있어,/척 봐도 연인같은데/노랑이 뭔가 쌜쭉한 생각이 있는지/고개를 살짝 돌렸고,/분홍은 품에 파고 들기라도 할 듯/애교를 떠는 중이다.//저 안장 위에 타고 있었을/두 사람이 궁금해진다./노랑의 풍채는 씩씩하고 의젓한데/분홍은 귀엽고 앙큼하다./오토바이는 주인을 닮은 걸까.//사랑싸움을 하고 있을 망정,/내심은/붙어있고 싶어 사족을 못쓰는/닭살 커플이다. 서로 의지하고/함께 도란도란 살아가는 티가,/무심코 세워둔 기계에/다 묻어난다.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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