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회복 이라는 이름 아래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주 FRB가 실업률이 6.5% 아래로 떨어질 때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미국의 인플레를 종전 목표치인 2% 위로 끌어 올리는 꼴이라고 최근 분석했다.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이 인플레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는 지금까지 종종 예상을 빗나갔다. 하지만 이번에 FRB가 도입한 실업률-통화정책 연계 결정이 물가를 끌어 올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캐나다 TD증권의 에릭 그린 글로벌 외환 부문 사장은 "FRB가 높은 인플레를 원하고 있다"며 "세계 경제는 여전히 저인플레 상태이고 고물가는 낮은 부동산 가격과 함께 국가 부채 문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인플레를 높이는 것은 세계 중앙은행들의 공통된 생각인 듯하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2% 물가 목표치를 포기할 수 있다고 최근 시사했다. 내년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로 취임하는 마크 카니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도 명목 국내총생산(GDP) 목표치를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지금까지 시장의 반응은 제한적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5년 만기 물가연동채 '브레이크-이븐-인플레이션(BEI)'은 FRB의 발표 이후 2.07%에서 2.10%로 올랐다. 그러나 이는 FRB의 무제한 국채 매입 발표가 나온 지난 9월 2.37% 아래에 머물고 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양적완화 정책을 도입하기 전에는 2.5%였다. FRB의 양적완화 정책이 인플레 기대치를 높이지 못한다는 뜻이다. 투자자들도 향후 인플레에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30년 만기 국채 경매 수요는 평소보다 덜했다. 인플레 헤지 수단인 금 값도 오르지 않았다.시장의 이런 반응은 2008년 경제위기를 경험한 기업들이 몸을 사리는 만큼 급격한 임금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내년 임금이 오르면 물가도 상승할 듯하다. 바클레이스 은행은 내년 말 변동성이 심한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하고 미 인플레 전망을 2.7%로 내다봤다. 특히 경제 확장에 따라 주택 임대 비용이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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