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충훈기자
동대문문구완구 종합시장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눈이 펄펄 내렸던 지난 7일 금요일 밤, 서울 창신동 동대문 문구 완구 거리에는 한 집 건너 한 집 꼴로 트리장식에 불을 켜놓았다. 수북하게 쌓인 채 반짝이는 트리 장식품에 눈이 부시다. 흰 눈 속 금은색 전구가 아름답게 빛나지만 상인들 속은 검게 탄다. "매출 올스톱입니다. 지난해 절반 아니 3분의 1에도 못미쳐요". 완구상가 내 O사 점주의 말이다. 매년 매출이 줄기 했지만 올해 같은 불경기가 없다. 신상품을 들여 놓기는 커녕 지난해에 팔다 남은 재고를 꺼내 파는 이들도 있다. 동대문 문구 완구 종합시장, 일명 완구거리는 한때 크리스마스 트리 공급의 메카였다. 도매상이라 각종 트리와 장식품들이 다른 곳보다 30~40% 저렴한데다 5m에 달하는 대형 트리까지 살 수 있는 등 구색이 다양했기 때문이다. 전국의 소매상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까지 이곳을 찾았었다. 매출이 줄어든 이유가 "가정 경제 악화로 트리에 대한 관심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상인들도 있다. 일부 점포 주인은 "추운날씨에 누가 여기까지 오겠냐.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말지"라고 퉁명스레 내쏘기도 했다.학교 교보재와 스포츠용품 등을 판매하는 점주 박태순 씨는 "매년 11월 중순부터 시즌상품으로 크리스마스 용품을 내놓는다"며 "23년간 장사를 해왔지만 이렇게 손님이 없는 때는 드물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대형마트의 가격 공세가 소비자들의 눈을 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형마트에선 시즌 제품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보면 제한된 저가 품목만 싸게 파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곳을 찾은 소매 손님들이 가격대가 더 비싼 고급제품을 마트에서 파는 대량 할인 품목의 가격대에 달라는 때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소마진만 남기고 판다는 걸 제발 믿어달라"며 "2.5%대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감안하면 물건에서 몇 백원 빼주는 것도 버겁다"고 호소했다. 도매업 특성상 판매가에 부가세 10%를 붙이는데 이런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왜 10%를 더 붙이느냐"고 따지는 손님도 많다.또 시장 상인의 경우 고객 응대를 위한 아르바이트를 두고 싶어도 직원이 물건 위치나 가게 업무를 익히는데 적어도 일주일 이상 들기 때문에 차라리 두지 않는 편만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마트나 백화점 같은 친절함을 기대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