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詩]풍경詩帖 - 낙목(落木)을 보며

삶의 처음에도 누드였지만 마지막도 누드라는 걸. 나는 많은 얼굴을 가졌고 많은 장식을 달았고 많은 옷들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그게 나의 일부인줄 알았다. 이제 이 누드의 의미를 안다. 형용사 없이 하늘에 몸을 던져야 한다는 것. 숨을 데도 없이 비킬 데도 없이 스물거리며 네게로 바싹 기어들어가 한 바탕 소멸과 싸워야 한다는 것. 가장 추운 날에 가장 추운 몸이 되어 마지막 전투를 벌여야 한다는 것. 어떤 부자도, 어떤 권력자도, 어떤 현인도 생략하지 못했던 풍경. 마지막은 누구나 혼자 만나며, 혼자서 저토록 삼엄하게 건너가야 한다는 것.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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