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입당할 테니 후보 양보하라'

安, 文측에 제안했었다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반드시 본인이 후보가 돼야 한다는 원칙을 처음부터 확고하게 세워뒀던 게 아닌가 싶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의 지난 3일 캠프 해단식 발언 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사실이 안 전 후보가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문 후보 측에 '즉시 민주당에 입당할 테니 후보를 양보하라'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안 전 후보는 지난달 23일 사퇴 기자회견을 하기 하루이틀 전 측근들을 통해 문 후보 측에 이같은 카드를 내놓고 '이를 다양한 채널로 문 후보에게 전해 달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제안은 문 후보 측의 재선급 이상 현역의원 두 세 명이 받았으며 문 후보 측은 안 전 후보 측에 답을 하지 않는 것으로 사실상의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후보 측은 단일화 협상이 진행되던 지난달 22일 '지지도'와 '가상대결'을 합친 여론조사 방식을 문 후보 측에 제안했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하루 뒤인 23일 오전 "파트너 사이에서 최후통첩을 하는, 협의의 여지를 줄이는 방식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거절하고 다시 만나 협상할 것을 역제안했으나 무산됐다. 문 후보 측은 '지지도'와 '가상대결' 외에 '적합도'까지 조사해 합산하는 방안을 가지고 최종 협상을 한다는 입장이었다. 안 전 후보는 '물리적으로 여론조사는 힘들어졌다'는 점을 사퇴 이유 중 하나로 들었다. 22일을 '협상 마지노선'으로 여겼다는 얘기다. 문 후보 측 일각에서는 이것이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며 '명분찾기'에 불과하다는 반응이 나왔었다. 23일에 협상을 타결하고 24일에 여론조사를 하면 후보등록일(25ㆍ26일)에 단일후보 등록을 하는 게 가능했다는 것이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당시 이미 여론조사 기관 두 세 곳을 섭외해둔 상태였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안 전 후보 측이 제안한 방식을 포함해 거론되던 모든 방식의 조사설계를 의뢰했었다"고 전했다. 안 전 후보는 해단식에서 '문 후보가 단일후보다. 그를 지지해달라'는 사퇴 기자회견 당시의 발언을 상기시켰을 뿐, '문재인'을 새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안 전 후보는 문 후보에 대한 지원보다는 자신의 세력을 결집해 신당을 창당한 뒤 제도정치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방점을 찍은 듯하다. 안 전 후보 캠프 정치혁신포럼에 참여했던 정연정 배재대 교수는 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캠프 차원에서) 국민의 참여권이 보장되고 기득권이 없는 정당구조를 이미 설계한 바 있다"며 "조직을 새롭게 갖춰서 가는 방식이 조금 더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김효진 기자 hjn252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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