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보유와 기지 현황은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예고한 가운데 기술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이번 발사가 인공위성 운반용 로켓이라고 주장하지만 군전문가들은 사실상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의 일종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주발사체는 민간위성체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핵이나 재래식 탄두를 탑재하는 것만 다를 뿐 적용되는 발사기술은 동일하다.  지난 2009년 4월 5일 발사한 '은하 2호' 로켓의 길이는 32m, 직경 2.0~2.2m로 추정된다. 이어 올해 초 발사된 은하 3호의 길이는 30m, 직경은 2.5m다. 직경이 더 넓어진 것은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 연료의 양을 늘렸기 때문이다. 이달중 발사예고한 미사일의 경우도 지난 4월 발사때와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켓 발사대도 보강했다. 동창리 발사장의 대형 수직 발사대 높이는 50m다.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 발사대에 비해 1.5배나 높다. 로켓들을 수직으로 조립하거나 점검할 때 편리한 대형 거치대는 물론이고 이동식발사대도 갖췄다.
북한은 군사 및 중공업 우선 발전정책에 따라 1960년대부터 탄도미사일과 핵 개발능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왔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정은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를 도입기,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 1980년대 초까지를 모방 생산기, 1980년대 초반이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를 자체 생산기, 1990년대 중반이후부터 획기적 성능개선기로 나눈다. 도입기는 주로 옛 소련으로부터 지상무유도로켓(FROG)계열의 단거리 유도무기를 도입해 전력화했다. 모방 생산기에는 중국과 미사일 공동프로제트에 참여했으며 스커드-B의 모방생산 등으로 자체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성공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북한이 2009년과 올해 4월 발사 때는 발사 예정 기간을 각각 5일로 계획했던 점과 달리 이번 발사기간은 10일 이상으로 계획했다. 날씨가 변수라는 것이다. 로켓이 발사될 예정인 동창리 기지는 발사예정 날짜에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액체 연료나 전력 장치 등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기온이 비교적 따뜻한 날을 골라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 날씨를 길게 계획한 것이다. 하지만 최적의 발사 날짜를 '택일'하기는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기술적인 문제도 해결됐는지 미지수다. 북한이 이달 발사하겠다고 주장한 운반로켓은 지난 4월 공중에서 폭발한 미사일과 동일 기종인 '은하-3호'라고 밝혀 정밀도를 개선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4월13일 오전 7시39분 동창리 발사장에서 발사된 장거리 미사일은 1~2분 정도 비행하다 공중에서 폭발해 기술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당시 미사일은 백령도 상공 최고 고도 151㎞ 위치에서 낙하하기 시작해 최종적으로 20여개 조각으로 분리된 것으로 관측됐다. 북한이 ICBM개발에 나선 것은 2000년 이후다. ICBM개발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광명성 '시리즈'다. 광명성 모두 ICBM에 쓰이는 3단계 추진체 형태의 장거리 로켓에 실렸다. 대포동 1, 2호 미사일과 광명성 2, 3호 시험 발사가 바로 이 기술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위성 발사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발사기술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광명성 1호와 2호를 각각 1998년 8월 31일과 2009년 4월 5일 발사했다. 북한이 1998년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광명성 1호를 발사했을 땐 사전 예고가 없었다. 당시 1단 추진체가 함북 김책시에서 375km 떨어진 동해상에 추락했고, 2단 추진체는 일본 미사와(三澤)에서 동북쪽으로 580km 떨어진 공해에 추락했다고 밝혔다.북한은 그로부터 11년 뒤인 2009년 4월 광명성 2호를 발사했다. 2호발사땐 약 40일 전인 2월 24일 발사를 사전 예고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민주당 출신의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출범해서 북미관계 개선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던 시점이었다. 2호의 1단 추진체는 일본 아키타(秋田) 현 서쪽 280km 해상에, 2·3단 추진체는 발사 지점인 무수단리에서 약 3200km 떨어진 태평양에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됐다.군관계자는 "1998년 대포동 1호 시험 발사 때부터 다단계 로켓을 개발한 것을 감안하면 10년 이상 장거리 로켓 연구를 해온 셈"이라며 "지금쯤이면 충분히 궤도 진입이 가능한 수준까지 로켓 기술을 향상시켰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공위성의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다 하더라도 2.3단 로켓이 3000km이상 날아간 만큼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은 잠재력이 입증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미 국가정보국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제작을 위해 일부 원자재와 부품을 다양한 통로를 통해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미사일 생산은 거의 자급자족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생산 및 보유규모와 관련 미국 국방정보국은 월 4~5발의 스커드-C 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4개의 미사일 공장과 12개 이상의 미사일 기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 기지 중 무수단리의 노동·대포동 기지와 1995년 완공된 청강읍 기지. 1998년 완공된 옥평·노동지구 기지 등은 일본을 겨냥한 것으로 파악되며, 비무장지대 50km 부근의 강원도 지하리 기지는 스커트 미사일 발사기지로 한국을 겨냥한 것이다. 북한은 미사일을 전담하는 특수부대를 1983년에 창설한 이후 1985년에는 최초의 지대지 미사일부대를 창설하고 1988년에는 4군단 예하 스커드-B연대를 설치했다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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