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삼성그룹 전사에 부정부패가 퍼져있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6월 내부비리가 적발된 삼성테크윈의 경영진단 결과를 받아본 후 그룹 수뇌부를 향해 "삼성의 자랑이던 깨끗한 조직문화가 훼손됐다"고 질책한 뒤 "그룹에 퍼져 있는 부정을 뿌리 뽑아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 오창석 당시 삼성테크윈 사장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는 등 그룹 전체에 큰 파장이 일었다. 이 회장은 "잘나가던 외국 회사도 조직의 나태와 부정으로 주저앉는 사례가 많다"면서 "전 그룹 구성원들에게 부정을 저지르면 큰일난다는 생각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계열사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며 "대책도 미흡하다"고 평가를 내리고 감사팀을 더 보강할 것을 주문했다. 올해 들어서도 그는 삼성전자가 경쟁사와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 제품 가격을 담합해 과징금을 부과받은 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원사업장 현장 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면서 기업윤리 문제가 계속 생기자 이를 해사행위로 규정하고 관계자를 엄중히 문책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0년 경영 복귀 이후부터 삼성에 윤리경영을 주문해왔다. 이 회장의 이런 지시는 기업 윤리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없으면 삼성이라도 언젠가는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커지면서 이에 걸맞는 윤리경영 감시체계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방침에 따라 지난 2010년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조직을 신설해 준법경영에 대한 운영규정과 매뉴얼을 수립함은 물론 평가 및 보상 체계를 구축했다. 또 운용 결과 분석 및 개선을 통해 준법경영 체제 안정화를 도모해왔다. 전사 차원에서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지난해에는 준법지원팀도 확대 신설하는 동시에 관련 전문인력을 전년 대비 약 70명 증가한 총 270여 명으로 늘린 바 있다. 이밖에도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무선 사업부,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 등 주요 사업부에는 별도의 컴플라이언스 전담조직을 구성 및 운영함으로써 밀착형 준법경영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이창환 기자 goldfish@ⓒ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