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잔류' 강원, 우승보다 벅찼던 감격의 그날

[성남=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마치 우승컵을 들어 올린 잔칫집 같았다. 수장이 물러나고 임금이 체불되는 불안한 미래. 살얼음판 승부에서 목표는 오로지 생존이었다. 마침내 이뤄낸 값진 성과. 억누르던 부담에서 벗어나자 선수단은 서로를 얼싸안고 격려했다. 극적으로 강등에서 벗어난 강원FC다. 강원은 28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3라운드 성남과의 원정 경기에서 백종환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13승7무23패(승점 46)로 14위를 유지한 선수단은 앞서 대구에 0-2로 패한 15위 광주(승점 42)와 격차를 벌여 남은 1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1부 리그 잔류를 확정지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경기장은 원정팀 강원의 환호로 뒤덮였다. 선수들의 발길은 가장 먼저 서포터스를 향했다. 마음고생을 함께해온 팬들을 향한 감사의 인사가 이어졌다. 이내 돌아온 라커룸. 분위기는 축제에 가까웠다. 선수들은 감격스런 표정으로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포효하는 등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우승 팀의 분위기를 보는 것 같다"라는 축구 관계자들의 말은 과장된 표현이 아니었다. 외국인 선수 지쿠까지 동료들을 향해 "맥주 한 잔 해야겠다"라며 기뻐했다.1부 리그 잔류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강원은 지난 9월 남종현 사장의 갑작스런 사퇴 이후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렸다. 임금과 수당이 밀리고 선수단 운영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발을 굴렀다. 2부 강등은 숙명인 듯 했다. 최악의 경우 팀이 해체될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더해졌다. 절망을 딛고 일어선 코치진, 선수들은 한 목소리로 "모두가 포기하지 않고 일궈낸 값진 승리"라며 참았던 설움을 털어놓았다. 김학범 강원 감독은 "지도자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을용 코치 역시 "어려운 상황을 참고 견뎌준 선수들이 대견할 뿐"이라고 했다. 프런트의 반응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태원 선수단운영팀장은 "제대로 된 회식 한 번 못해주는 등 지원이 부족해 선수들에게 늘 미안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여건을 이겨낸 만큼 응원해준 도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구단으로 거듭나겠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김흥순 기자 sport@정재훈 사진기자 roz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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