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구상' 삼성 미래성장동력 해법 찾았나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일본 구상은 '기초경쟁력 강화'인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일본 가전 업체들이 끝없는 추락을 경험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오히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TDK와 니덱, 무라타 등 전자 부품 빅 3에서 글로벌 위기 돌파와 미래성장동력에 대한 해법을 찾은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귀국 이후 부품, 소재 관련 사장단과 오찬을 함께 하고 수원에 건립중인 전자소재 연구단지 현황에 대해 자세히 보고 받은 뒤 소재와 원천기술 확보 관련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전자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은 종합기술원을 비롯해 원천기술 확보에 항상 관심이 많았다"면서 "일본 출장에서 돌아온 후 소재 관련한 현황을 챙기는 등 소재, 원천기술에 대해 더 큰 관심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일본에서 머물면서 일본 전자부품회사들의 경쟁력을 주의 깊게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일본 전자업체들은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TV를 비롯한 가전제품은 모조리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업체들에게 자리를 내줬고 반도체 역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전자 부품은 여전히 강자다. 일본 TDK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났다. 여전히 세계 1위 전자부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계 2위인 니덱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 이상 늘어났다. 세계 1위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업체인 일본 무라타 역시 건재하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했다. 전자업계가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되고 일반 TV에서 스마트TV로 옮겨가며 소니, 샤프 등의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전자 부품 업체들은 오히려 고속 성장을 한 것이다. 이 회장도 이 같은 면에 주목해 부품과 소재 사업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삼성그룹은 수원에 전자소재 연구단지를 건립중이다.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수원에는 내년 말 삼성전자, 삼성SDI, 제일모직, 삼성정밀화학, 삼성코닝정밀소재 등 5개사의 전자소재 전문 연구소가 들어선다. 연구소의 주목적은 차세대 부품을 위한 소재 개발이다. 반도체의 경우 세라믹을 벗어나 탄소나노튜브의 상용화가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 디스플레이는 유리기판의 내재화 연구가 지속된다. LCD는 삼성코닝정밀소재가 전량 공급하고 있지만 AMOLED는 일본 아사히와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가 함께 공급하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도 차세대 2차전지 개발을 위한 화학 소재, 제일모직은 외장재 등으로 사용되는 다양한 소재 연구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상호 협업 체제도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자소재 연구단지는 그룹 내 전자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연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면서 "종합기술원이 향후 10년 후 미래를 위한 기술을 개발한다면 전자소재 연구단지는 부품 경쟁력의 기초가 되는 소재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개발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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