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눈에 보이는 전력 누수가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할 경기다. FC서울과 울산현대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9라운드를 치른다. 울산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으로 인해 미뤄진 경기. 공교롭게도 14일 한국과 호주의 평가전 다음날 치러지게 됐다. 이 때문에 두 팀 모두 전력 누수가 만만치 않다. 서울은 중원의 핵심 듀오 하대성-고명진이 동시에 빠진다. 올 시즌 처음 겪는 일이다. 울산 역시 이근호·김신욱·김영광이 대표팀으로 차출됐다. 그나마 '주장' 곽태휘가 남은 게 다행이지만 타격이 큰 건 마찬가지다.온전치 못한 전력이건만 경기의 무게는 엄청나다. 서울과 울산 모두에게 올 시즌 순위싸움의 최대 고비다. 서울은 불안한 선두다. 승점 81점(24승9무5패)으로 한 경기 더 치른 2위 전북(77점·22승11무6패)에 4점 차로 쫓기고 있다. 25일에는 홈에서 맞대결도 펼친다. 만약 울산전에서 승점을 쌓지 못하면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 울산 역시 승점 3점이 간절하다. 그동안 ACL에 '올인'한 탓에 리그에서 부진했다. 16승11무11패(59점)로 5위. 내년도 ACL 출전권 마지노선인 3위 수원(68점·19승11무9패)과는 9점 차. 자칫 '디펜딩 챔피언'이 내년도 ACL에 불참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서울전을 시작으로 수원-전북을 차례로 만나는 3연전에서 최대한 승점을 벌어야 한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각 팀 전력 공백이 승부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시선이 쏠린다. 실제로 이로 인해 서울은 최강희 대표팀 감독과 마찰을 빚기도 했고, 김호곤 울산 감독 역시 "서울전을 앞두고 선수 구성에 대해 고민이 많다"라며 한숨을 쉬었다.숨어있는 승부처가 있다. 바로 울산의 우승 후유증이다. 선수들부터 입을 모아 이번 경기 진짜 변수라 강조한다.최효진(서울)은 "큰 경기를 치르고 나면 우승을 하든 못했든 선수 입장에서 허탈감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음 경기에 마음이 편할 수도 있겠지만, 동기부여 측면에선 아무래도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경험에서 비롯된 말이다. 최효진은 포항에서 뛰던 2007시즌, K리그 우승 직후 전남과 FA컵 결승전을 치렀다. 당시 모든 전문가는 포항의 우세를 점쳤다. 결과는 포항의 완패. 포항은 여전히 우승의 여운에 한껏 취해있던 반면, 전남은 벼랑 끝 심정으로 결승에 임한 결과였다. 이에 비추어 최효진은 "울산은 ACL 우승 이후 바로 경기에 나오기 때문에 우리가 준비가 더 잘 돼있다"라며 "그런 부분을 잘 이용하면 충분히 홈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근호(울산) 역시 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는 ACL 우승 직후 "뭔가 이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풀리는 느낌"이라며 "큰일이다. 이제 K리그도 남았는데 집중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라고 말했다. 김신욱 역시 "단상에 올랐을 때 당연히 기뻤지만, 어떤 걸 이루고 나면 좀 허무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솔직히 밝혔다. 둘은 14일 호주와의 평가전 탓에 서울전에 나설 수 없지만, 이들이 느끼는 마음은 다른 울산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역효과도 경계했다. 그는 "울산이 1군 멤버를 대거 제외했던 포항, 수원과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라며 "오히려 우리가 방심하고 자만하며 팀 플레이를 잃어버려선 안된다"라고 역설했다. 더불어 "바람은 목적지 없이 향해 하는 배를 절대 밀어주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선수단의 집중력을 높여 2년 만의 선두 탈환을 위한 분수령을 넘겠다는 각오다. 전성호 기자 spree8@<ⓒ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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