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대표팀 발탁은 모든 프로 축구 선수의 꿈이다. 더군다나 월드컵 예선 경기. 직전 A매치에서 골을 넣는 상승세까지 타고 있었다면 욕심이 나는 건 당연하다. 데얀(FC서울)의 선택은 달랐다. 몬테네그로 유니폼이 아닌 서울 유니폼을 집어 들었다. 2년 만의 K리그 정상 탈환에 대한 뜨거운 열망 때문이었다.몬테네그로는 15일(한국시각) 산마리노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예선 H조 4차전 홈경기를 치른다. 몬테네그로는 현재 2승1무(승점 7점)로 조 2위다. 이번 산마리노전(3패)에서 승리한다면 잉글랜드(2승2무·승점 8)를 제치고 조 선두로 뛰어오른다. 상대가 조 최약체라 해도 결코 가볍지 않은 경기인 까닭이다.데얀은 올 시즌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현재 K리그 27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K리그 최초의 득점왕 2연패는 물론 2003년 김도훈이 세운 한 시즌 최다 골(28골) 경신도 눈앞이다. 활약은 몬테네그로 대표팀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12일 산마리노 원정(6-0 승)에서 도움을 기록했고, 5일 뒤 우크라이나전(1-0 승)에선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A매치 두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특히 우크라이나전에선 부치니치(유벤투스)를 대신해 요베티치(피오렌티나)의 투톱 파트너로 나서기도 했다. 자연스레 이번 산마리노전을 앞두고도 그의 대표팀 발탁이 유력했다. 데얀의 생각은 달랐다.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울산 현대와의 K리그 39라운드에 주목했다. 서울은 현재 불안한 선두다. 승점 81점(24승9무5패)으로 한 경기를 더 치른 2위 전북(22승10무6패·승점 77)에 불과 4점 차로 쫓기고 있다. 25일 전북과의 홈경기까지 남겨두고 있다. 자칫 울산전에서 승점을 쌓지 못한다면, K리그 정상을 향한 행보 아래 가시밭길이 깔릴 수 있다.팀 상황도 녹록지 않다. '중원의 핵' 하대성-고명진의 동시에 자리를 비우는 탓이다. 14일 호주와의 A매치를 앞두고 대표팀에 차출됐다. 자연스레 울산전에는 뛰기 어렵다. 서울로선 올 시즌 처음으로 핵심 미드필더 두 명을 빼고 경기를 치러야 하는 경기. 울산 역시 김신욱·이근호·김영광이 대표팀에 뽑혔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적잖은 손실이다. 이런 가운데 데얀마저 빠진다면 울산전 준비에 먹구름이 드리울 수밖에 없었다. 데얀은 직접 대표팀 관계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이번만큼은 대표팀에서 자신을 제외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황을 들은 브랑코 브르노비치 몬테네그로 대표팀 감독은 이를 흔쾌히 허락했고, 결국 울산전에서도 '데몰리션 듀오'는 정상 가동되게 됐다.최용수 서울 감독은 12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울산전 미디어데이에서 "솔직히 데얀이 대표팀에 가길 바랐다. 다녀오면서 선물을 사올 테니"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데얀이 몬테네그로 쪽에 직접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안다"라며 "한국과 유럽의 대표팀에 대한 문화가 다소 차이가 있고, 데얀 스스로 K리그 우승에 대한 열망이 워낙 강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데얀의 선택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데얀의 선택은 울산전에 임하는 서울의 발걸음을 한결 가볍게 만드는 요인인 셈이었다.전성호 기자 spree8@<ⓒ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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