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롯데몰의 한 제과업체. 빼빼로데이를 맞아 매장 앞에 빼빼로 판매 부스를 설치하고 빼빼로를 판매하고 있지만 찾는 손님이 없어 썰렁하다.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요즘 누가 빼빼로데이에 빼빼로를 선물하나요. 젊은 사람들은 빼빼로데이에 가방이나 인형 등을 선물하면서 빼빼로를 덤으로 끼워 선물하죠. 빼빼로만 선물하던 것은 옛날 얘기 입니다." 빼빼로데이의 주연인 빼빼로가 주연자리를 브라우니 등에게 내주고 조연이 됐다. 1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롯데몰. 빼빼로데이를 맞아 빼빼로를 판매하기 위한 제과ㆍ제빵업체들의 빼빼로 진열이 봇물을 이뤘지만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은 바로 옆 인형가게였다.인형가게에는 KBS 2TV 개그콘서트(개콘)의 코너 '정여사'에서 마스코트로 나오는 강아지 인형 '브라우니'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김진영(38ㆍ남) 인형가게 사장은 "빼빼로데이를 맞아 브라우니 인형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빼빼로를 덤으로 주고 있다"며 "빼빼로데이와 엮어 판매하다보니 매출이 두배로 늘었다"고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브라우니를 구매한 직장인 신성일(29ㆍ남)씨는 "빼빼로데이를 맞아 여자친구에게 어떤 선물을 할까 고민하던 중 개콘의 광팬인 여자친구가 '브라우니를 갖고 싶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 구입하게 됐다"며 "빼빼로도 무료로 주고, 선물 포장도 이쁘게 해줘서 너무 좋다"고 기뻐했다.매장 앞을 서성이는 대학생 김진모(26ㆍ남)씨는 "빼빼로데이라 여자친구에게 선물을 해야 하는데, 주머니는 가볍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요즘은 빼빼로데이라고 해서 빼빼로만 선물하는 사람은 없다. 빼빼로만 주면 능력 없는 남자로 취급받는다"고 답답해 했다.인형가게 대각선으로 보이는 한 멀티패션매장도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 매장 역시 빼빼로데이를 맞아 20만원 이상 구매하는 손님들께 빼빼로를 덤으로 증정하고 있었다.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의 상술 때문에 저가인 빼빼로가 빼빼로데이에서 밀리고 고가 상품인 인형 등의 선물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친구를 생각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된 빼빼로데이의 본질도 상술때문에 퇴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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