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전략이 실적 갈랐다

국적항공사 3분기 성적표 받아보니최대 성수기서 엇갈린 실적…경영전략 차이가 원인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최성수기인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고 우리나라 대표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괄목할만한 실적을 거둔 대한항공의 표정은 밝다. 하지만 성수기 대목에도 씁쓸한 성적표를 챙겨든 아시아나항공은 4분기 준비에 여념하는 모습이다. ◆'웃는' 대한항공, '우는'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은 올 3분기 역대 두번째로 높은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이 3조31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영업익은 3132억원으로 30.5% 확대하는 등 1~2분기 경기 침체의 여파를 한꺼번에 씻어내렸다. 특히 국제 여객 전체 수송객수와 탑승률이 각각 470만2000여명, 82%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퍼스트, 프레스티지 등 프리미엄 클래스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어 올해 1조6240억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대비 15% 늘어난 수치다. 대한항공은 이같은 결과가 A380, B777 등 지난해부터 도입한 차세대 항공기의 도입 효과로 분석한다. 신형 항공기는 수요 증대와 더불어 연료 효율성까지 높여 영업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5% 늘어나는데 그쳤다. 아시아나도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1조556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9.6% 감소한 1089억원을 나타냈다. 이에 대한 아시아나의 공식적인 이유는 항공기 신규 도입에 따른 비용 증가다. 아시아나는 여객기 5대, 화물기 2대 등 총 7대의 항공기를 3분기에 임차했다. 임차비용은 지난해 962억원에서 올해 1189억원으로 23.7%나 치솟았다. 고유가에 따른 영향도 직접적으로 흡수했다. 급유단가는 전년비 0.6% 줄었지만 급유량은 항공기 증가로 30배럴이 증가한 388만배럴로 유류비용만도 14.9%나 늘었다.
◆경영전략 차이가 불러 온 희비= 이같은 양대 항공사의 실적 희비는 두 항공사 경영전략의 차이로 이어진다. 대한항공은 올 3분기까지 총 5개의 신규 노선을 연결했다. 반면 아시아나는 지난 달 28일 동계스케줄이 개시돼서야 3개 신규 노선을 뚫었다. 특히 대한항공은 아프리카 케냐, 영국 케트윅, 미얀마 양곤 등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LCC)나 외국항공사들이 쉽게 진입하기 어려운 중·장거리 구간 직항 노선 개설에 나섰다. 하지만 아시아나는 부산-클락·오키나와 등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했다. 대한항공이 단독 취항지를 통해 항공기내 좌석을 모두 채우는데 집중하고 있다면 아시아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노선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같은 전략은 중단거리 국제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국내 LCC들과 맥락이 같다. 이는 아시아나의 매출액 대비 노선의 비율(여객)에서도 나타난다. 미주 22.3%, 일본 18.8%, 중국 16.9%, 동남아 17.1%, 유럽 8.9% 등으로 일본과 중국, 동남아 비중이 전체의 50%를 넘어선다. 하지만 올 3분기간 노선별 Yield(cent)는 미주가 7.2% 증가한 것 외에는 일본(△4.7%), 중국(0.8%), 동남아(△3.3%) 순으로 떨어졌다. Yield는 수송량에 따른 항공사의 수입 여부를 나타낸다. 성수기임에도 아시아나 주요 수익 노선의 실적은 오히려 떨어진 셈이다. 이는 국내 LCC들이 중국·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국제선 노선을 대거 확충함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올 3분기 국내 LCC들 중 실적 악화를 예상한 곳은 나오지 않았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계열 LCC인 에어부산과 함께 같은 노선을 공동운항(코드쉐어)하고 있다. 부산-김포·제주 등 국내선과 부산-도쿄, 부산-오사카, 부산-후쿠오카, 부산-칭다오 등 국제선의 노선을 공동운항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서는 승객들의 입장에서 가격이 저렴한 에어부산에 대한 장점만 부각될 뿐 아시아나의 실적 증대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다만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에어부산과 공동운항을 통해 시장을 키운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분기에는 전년 수준의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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