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템스강의 레이캬비크(아이슬란드의 수도)'로 불리면서 영국을 타격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대변했던 템스강이 다시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 세계에서 신흥 부호들이 템스강 주변으로 몰려들면서 이 지역에 고급주택과 제반시설의 건설이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만 해도 런던의 대표적 금융 중심지인 템스강 상류(시티 오브 런던)는 물론 하류의 커네리 워프 지역도 HSBC와 씨티그룹 등 세계적인 금융회사들이 들어오면서 건설붐이 일었다. 그러나 유럽발 재정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 지역의 사무실 공실률이 늘고 문을 닫는 신축 고층빌딩들이 생기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 각지의 건축개발자들이 템스강 주변의 낡은 주택이나 버려진 공장과 사무실들을 재개발하는데 뛰어들고 있다. 특히 불경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영국의 상징인 템스강 주변에 고급별장을 짓고자 하는 아시아 부호들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이 지역의 부동산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템스강 주변의 땅값은 2010년 이후 30%나 올랐는데 이는 비싸기로 유명한 런던의 중심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률(24%)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최근의 건설붐은 특히 상대적으로 낙후된 강의 남쪽지역(사우스 뱅크)을 재개발해 런던의 새로운 문화예술 지역으로 만들고자 하는 영국 정부의 노력과 맞물려있다. 영국 정부는 한때 런던의 산업화와 도시화로 심각하게 오염돼 공해와 악취에 시달리던 이 지역을 런던 시민의 휴식처로 탈바꿈하기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년간 폐쇄된 채 방치돼 있던 거대한 화력발전소가 테이트모던 미술관으로 재탄생해 한해 500만명의 관광객을 맞고 있는 것은 유명한 사례다. 세계적인 건축 거장 노먼 포스터가 건설한 런던시 신청사와 이탈리아의 유명 건축가 리차드 로저스가 건설한 고급 아파트까지 들어서는 건축물도 다양하다.런던에 위치한 건축회사 버클리 그룹의 토니 피즐리 회장은 "템스강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이 지역으로의 자금 유입을 돕고 한때 상업지구에 그쳤던 곳들을 문화와 예술이 있는 주거지역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건설붐이 영국의 부동산 가격 버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이지역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분산돼 있는 만큼 공급과잉 문제를 겪을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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