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립돼 있던 나로호는 다시 눕혀져 조립동으로 옮긴 뒤 수리 받는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3~4㎝ 실(Seal) 때문에…"발사대에 기립돼 있던 나로호가 26일 오후 3시 수평으로 전환됐다. 다시 무진동차량에 실려 조립동으로 옮겨진다. 26일 10시1분 쯤 헬륨가스를 주입하던 중 연결부위의 기밀유지용 실(Seal)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파손됐다. 나로호 3차발사 관리위원회는 긴급 브리핑을 갖고 "나로호 발사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실은 발사체와 발사대가 만나 연료공급을 하는 라인이다. 연결포트(CD-2) 상부에 설치된 분리면(이륙과 동시에 파이로 장치에 의해 분리)의 기밀유지용 부분이다. 나로호의 다음 발사 일정은 미정이다. 조광래 발사체추진단장은 브리핑을 통해 "나로호가 조립동으로 옮겨져 수리를 받아야 한다"며 "수리를 완료한 뒤 나로호 3차발사 관리 위원회를 개최해 최종 날짜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리위원회가 언제 열릴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오늘 발생한 문제는 경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자세한 결과는 조립동에서 기술적 분석을 완료해야 나온다. 기술적 분석이 완료되면 '한·러 비행시험위원회(FTC)'를 개최, 발사 일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한·러 양국 기술진과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발사 성공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엄격한 점검과 이상 현상에 대한 개선·보완 조치를 진행한 후 발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교과부 이주호 장관은 이날 러시아 연방우주청 포포브킨(Popovkin) 청장과 환담을 통해 "차분하고 철저하게 준비한 후 발사를 다시 추진하자"고 주문했다. 장착된 실은 헬륨가스 공급 이전에 수행된 여러 가지 리허설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발사체 내부 헬륨탱크로 헬륨 가스를 충전하는 과정에서 분리면의 실이 공급압력(220 bar)을 견디지 못하고 파손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파손된 실은 작업 여건상 조립동에서만 교체·점검이 가능하다. 조립동으로 발사체를 이송할 수밖에 없다. 다음은 조광래 나로호발사추진단장 일문일답.-문제가 된 부분은?▲나로호가 발사대에 수직으로 서면 연료제와 산화제 연결포트가 있다. 발사대에 필요한 헬륨가스와 고압 배관이 같이 놓여 있다. 여러 가지 기능이 있는 포트가 있는데 그 중 헬륨 포트에서 누출이 생겼다. 여러 차례 점검했고 오늘 오전까지 이상 없었다. 고압의 헬륨가스를 공급했을 때 고무 성분의 기밀 유지용인 실이 손상된 것을 확인했다. 현장에서 작업이 불가능해 조립동으로 이송을 결정했다.-경미하다는 기준은 어떤 의미인지.▲발사체 내부 문제가 아닌 1단과 발사대의 접촉 부분에서 발생한 실 파손이기 때문에 경미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이란 것은 고무로 된 접촉 부분이다. 큰 문제는 아니다. 경미하다고 판단하면서도 조금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 것은 다른 부분의 손상 원인은 없는지 검토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어떻게 되는가.▲최소한 3일이 걸린다. 발사체가 다시 조립동으로 와야 한다. 조립동에서 점검이 끝나면 다시 조립동으로 이동하고, 기립하고, 카운트 다운을 시작한다. 24일에 이송돼 기립했고 25일에 최종리허설을 통해 26일 발사예정이었다. 이 순서대로 한다면 나로호 발사는 최소 3일 이후에나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지금 발사체는 어떤 상황인지.▲수평으로 눕혀져 조립동으로 옮길 준비를 하고 있다. 조립동으로 이동이 완료되면 다시 작업 거치대에 올려야 한다. 오후 6시30분 조립동으로 이동하고 1시간 동안의 시간에 걸쳐 거치대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오후 늦게 점검 작업이 시작된다.-문제가 된 실 부품에 여유분은 있나?▲작은 구멍을 막기 위해 실이기 때문에 관련 부품은 많이 있다. 단순히 실 부품의 문제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 제조처는 어딘지 궁금하다.▲실 제조사는 러시아이다. 그렇다고 이번 문제가 러시아에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한·러 연구진들이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영하의 온도인 겨울에는 나로호를 쏠 수 없나?▲예전 나로호를 겨울에는 쏘지 못한다는 기사가 있었다. 사실과 다르다. 나로호에 들어가는 액체산소만 하더라도 영화 183℃도이다. 겨울에 쏠 수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이다. 발사 날짜는 추후 점검 상황과 여러가지 변수를 판단해 결정할 것이다. 나로우주센터(고흥)=정종오 기자 ikoki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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