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통계 조작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중국 경제에 대한 각종 경고음에도 중국의 3분기 GDP가 7.4% 증가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경제 상황과 동떨어져 보이는 성장률과 주요 경제지표간 격차가 커진 탓에 중국 통계 전반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고 있다는 것.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의 리웨이 이코노미스트는 "올 7~9월에 중국 경기가 바닥을 쳤던 것은 확실하다"며 "공식 통계가 맞다면 너무 좋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은 실물경기를 측정하는 통계간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중국국가통계국이 지난 18일 발표한 9월 산업생산은 전년동기대비 9.2%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력생산량은 일 년 전보다 1.5%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8월 2.8% 증가에서 둔화된 것이다. 중국은 통상 전력생산량의 70%가 산업에서 소비된다. 이 때문에 산업생산이 대폭 늘어났는데 전력생산이 둔화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중국의 전력생산량 둔화는 공급과잉에 시달리는 제조업이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는 의미로, 산업생산도 함께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나야 한다는 분석이다. 리웨이는 고정투자에 대해서도 "지방정부가 데이터를 비교적 쉽게 조작할 수 있다"며 “고정투자자산과 GDP의 공식 통계에서 보여지는 숫자 보다 중국경제가 실제 회복되는 속도는 완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런던 소재 이코노믹스캐피탈은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을 6.5%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도부 교체를 앞둔 정치 상황도 중국의 통계를 의심하는 이유 중 하나다. 지도부 출범과 함께 ‘괜찮은’ 경제상황을 대외에 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경제 전망이 좋으면 이후 지도부가 경기부양에 나서는 시간을 벌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의 정치 상황을 감안해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통계 조작의혹이 더욱 강하게 일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통계는 당 지도부마저 믿지 않을 정도로 신뢰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의 차기부총리가 확실시되는 리커창은 "중국의 GDP도 사람이 만든 것이니 만큼 집계를 신뢰할 수 없다"며 자신은 전력사용량, 철도운송량, 은행대출총액 등 3가지만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뉴욕타임스가 중국 경제 통계가 경기 둔화를 위장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산둥(山東)과 장쑤(江蘇) 지방의 전력소비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이상 감소했고 중국 서부지역의 전력소비도 줄었지만 지방정부 보고는 전력소비가 1년 전과 비슷하거나 소폭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 2005년 9월에는 무역 흑자 규모가 25%나 줄었지만, 경제성장률에는 변화가 없어 전문가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김재연 기자 ukebida@<ⓒ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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