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선택권 강화하기 위해 통신사 제품 라인업 다양화해야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외산폰 기근' 현상이 이어지면서 '통신사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통신사가 잘 팔리는 모델만 출시하려고 하다 보니 외산폰을 외면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좁힌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11월초 출시되는 아이폰5를 제외하고는 올해 국내에서 외산 휴대폰은 피처폰과 스마트폰을 합쳐 한 종도 출시되지 않을 전망이다. 외산 스마트폰 제조사 관계자는 "올해 한국 시장에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위해 통신사와 여러 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끝내 무산됐다"며 "한국 제조사 제품이 워낙 쟁쟁해 갖다 놓아도 재고만 쌓인다고 하니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모토로라, 소니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 등 외산 휴대폰 제조사가 국내 제조사보다 하드웨어 경쟁력에서 뒤지는 것은 사실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제조사는 지난해부터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을 주력 제품으로 출시했지만 외산 제조사 중 국내에 LTE폰을 출시할 준비가 된 곳은 거의 없었다. HTC 한 곳만이 지난해 국내에서 LTE폰을 출시했다. 이와 함께 통신사가 지난해부터 LTE 서비스로 급속하게 이동하면서 외산폰은 더더욱 설 자리를 잃었다. 일례로 올해 1~6월까지만 해도 국내 통신 3사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휴대폰 1위는 모두 갤럭시 노트 LTE였다. 통신사가 인기 제품만 판매하려고 하고 보조금도 집중적으로 실어주면서 삼성전자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7월 80%에 육박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외산 휴대폰을 출시하려고 노력하지만 하드웨어 경쟁력과 마케팅 파워에 밀려 막상 시장에 내놔도 팔리지 않는다"며 "라인업 다양화에 대한 고민은 있지만 안팔리는 모델을 갖고 장사를 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일본 통신사와는 다른 모습이다. 한국과 함께 LTE 서비스가 가장 활성화된 곳은 미국, 일본 정도다. 하지만 일본은 LTE를 지원하지 않는 3세대(3G) 외산 스마트폰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팬택도 작년말 KDDI를 통해 3G 스마트폰을 선보인 바 있다. 외산 스마트폰 제조사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제조사 판매 장려금을 규제해 외산 휴대폰 제조사도 현지 기업과 경쟁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서는 상황이 다르다"며 "통신사의 외산폰 홀대와 보조금 문제가 겹쳐지면서 한국 사업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17만원 갤럭시S3'처럼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이 통신사, 제조사의 마케팅으로 저가에 풀리면서 외산 제조사로서는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하소연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도 돈 되는 장사를 하다 보니 휴대폰 라인업에 외산폰을 끼워넣지 않고 있다"며 "삼성전자를 상대로 협상 파워를 잃는다고 앓는 소리를 할 게 아니라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해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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