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나로호 3번째 도전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26일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다. 준비 상황은 순조롭다. 발사를 앞둔 나로우주센터는 분주하다. 24일 오전에는 나로호를 발사대로 이송해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오전 8시 15분경 무진동 특수차량에 실린 나로호가 조립동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약 1.8km가량 떨어진 발사대까지 이동하는데 1시간 30분가량 걸린다. 진동을 막기 위해 시속 2km 미만의 속도로 느리게 이송되기 때문이다. 10시를 전후해 나로호가 발사대에 도착하자 먼저 점검 작업이 시작됐다. 발사체를 직각으로 세우는 기립 작업은 오후 3시쯤 이뤄졌다. 기립에만 20여분이 걸린다. 이후 연료 공급과 전기 케이블을 연결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케이블 연결까지 작업을 모두 마친 것은 오후 4시. 연결 상태 등을 재확인하고 나면 밤 10시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없이 진행된다면 25일에는 발사 리허설을 실시한다. 2010년 6월 2차 발사 당시에는 기립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었다. 발사대와 연결한 뒤 전기점검을 하던 중 1단 지상관측시스템에서 전기신호 불안정 현상이 발견됐던 것이다. 이 때문에 기립 작업이 5시간 동안 지연됐다. 문제없이 진행된다면 25일에는 발사 리허설을 실시한다. 1단과 2단 발사부터 발사체와 발사대, 추적시스템까지 리허설이 이뤄진다. 충돌회피분석 예비결과 보고도 이 날 나온다. 발사일인 26일 오전 9시에는 나로호3차발사관리위원회가 개최된다. 관리위원회에서 발사 당일 리허설 결과와 아침 기상예보, 기타 관측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발사 여부를 결정한다. 정확한 발사 시각이 공개되는 시각은 오후 1시 30분. 발사가 가능한 시간은 이 날 오후 3시 30분에서 7시 사이다. 하루 중 발사가 가능한 시간은 한정돼 있다. 탑재체인 인공위성이 궤도에 진입한 후 태양에너지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시간대를 선택해야 한다. 위성이 지구 그림자에 가려지는 비율인 일식율도 10% 이하여야 한다. 우주물체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는지도 고려한다. 오전 중 발사가 가능한 시간대는 오전 5시 45분부터 7시까지이지만 오후 시간대를 택하기로 했다. 발사에 앞서 8시간정도의 작업이 필요한데 오전으로 정하면 연구원들이 밤샘 작업을 하면서 피로 누적에 따른 인적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발사일에는 1단 액체산소와 연료를 충전하고 시스템 상태를 점검하는 실제 발사 운용에 들어간다. 발사 약 4시간 전부터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고, 발사 15분 전부터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발사가 이뤄지는 순간까지는 '예측불허'의 상황이 이어진다. 2차 발사 때는 발사 예정 시각을 3시간 30분 앞두고 발사대 소방시설이 오작동해 소화용액이 분출되면서 발사 운용이 중단되고 다음날로 발사가 밀렸다. 아직까지는 날씨가 변수다. 기상청은 26일 제주도와 전남해안에 약한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보가 맞아떨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 아래 발사 준비를 계획대로 진행시키고 있지만 당일 날씨가 따라 줘야 한다. 김승조 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계속 비가 온다면 (발사를 미루고)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예보사향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름 두께도 관건이다. 구름 두께가 1.5km를 넘으면 발사체가 구름을 통과하기 어렵다. 김 원장은 "당일 아침 상공에 2~3차례 초계기를 띄워 구름 두께를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나로호가 발사될 때는 발사장 주변의 공해역과 나로호 추진체 낙하경로에 포함된 항공로가 폐쇄된다. 나로호는 나로우주센터 남쪽방향으로 발사된다. 위성을 둘러싼 덮개와 추진체는 필리핀 동쪽 440km에서 640km 공해상에 떨어진다. 나로호가 발사되면 항공기는 오후 2시 30분부터 7시 10분까지 나로우주센터 발사기지 인근 항공로를 지날 수 없다. 선박은 발사기지 남쪽 30해리 이내 해역에 진입이 통제된다. 나로호 발사 개요와 추진체 낙하경로는 항공기와 선박 안전 운항을 위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해사기구(IMO)를 비롯한 관련국에 통보됐다. 나로호는 1단 추진체와 2단 킥모터로 구성된다. 러시아 흐루니체프사가 개발한 1단 추진체는 추력 170톤으로 나로호를 밀어올린다. 2단 킥모터의 추력은 7톤급. 탑재된 나로과학위성은 무게 100kg에 가로·세로 각각 1m, 높이 1.5m의 소형 위성이다. 기존에 제작했던 과학기술위성 2호는 나로호 1,2차 발사 실패로 모두 소진됐다. 이 때문에 과학기술위성 2호 검증체를 20억원을 들여 개조해 3차 발사에 쓰일 나로과학위성을 만들었다. 과학기술위성이 지구탐사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성능도 간소해졌다. 우주환경 측정을 기본 목적으로 레이저 반사경과 이온층 측정 센서, 방사선량 측정 센서 등이 달렸다. 발사에 성공한다면 나로과학위성은 향후 1년간 지구 저궤도를 하루 14바퀴씩 돌며 임무를 수행한다. 나로호는 이륙 54초 후 음속을 돌파한다. 페어링이 분리되는 시각은 이륙 215초 후다. 232초에는 1단 로켓이 떨어져 나가고 395초에 2단 로켓이 점화된다. 위성이 로켓에서 분리되는 것은 540초 후. 예상대로 오후 3시 30분에 발사되면 5시 50분경에는 노르웨이 지상국과 비콘 신호 접속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는 알 수 없지만 위성의 존재를 알리는 단순한 신호다. 발사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와의 교신은 발사 후 13시간이 지난 다음날 새벽 4시 30분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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