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골프지도자로 거듭나겠다."'슈퍼땅콩' 김미현(35ㆍ사진)이 은퇴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하나-외환챔피언십(총상금 180만 달러)이 바로 '고별전'이다. 김미현은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1월 무릎과 발목 부상으로 수술한 뒤 재활훈련만 하다가 결국 골프채를 내려놓았다"며 "주최 측의 배려로 국내에서 열리는 LPGA투어에서 은퇴 경기를 펼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1996년 한국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해 36홀 최저타 우승(미도파오픈), 3주 연속 우승, 최단기간 통산 상금 4억원 획득(2년4개월23일) 등 불과 3년 동안 9승을 거둔 선수다. 박세리보다 한 해 늦은 1999년 미국으로 건너가 '한국낭자군 1세대'로 맹활약했다. 특히 155cm의 작은 키를 극복하기 위해 클럽헤드가 땅에 닿을 정도의 오버스윙으로 미국 현지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국내 팬들은 당시 귀에 이어폰을 꽂고, 한 사람이 더 들어가도 될 것 같은 큰 사이즈의 바지에 뒤로 매는 백팩으로 무장한, 필드 밖에서는 마치 힙합 전사 같은 김미현에게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미현은 이에 화답하듯 '마법의 우드 샷'을 앞세워 LPGA투어 입성과 동시에 스테이트팜레일과 벳시킹에서 연거푸 우승해 신인상을 수상하며 '월드스타'로 떠올랐다. 2007년 셈그룹 챔피언십을 끝으로 LPGA투어 통산 8승을 수확했다. 마지막 우승상금을 당시 토네이도 피해 복구를 위해 전액을 기부하는 나눔활동에도 앞장섰던 김미현은 "한국이라는 작은 땅에서, 더욱이 나처럼 작은 사람이 미국인들을 도와 고맙다는 말까지 들었던 게 가장 자랑스러웠던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이후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2008년에는 5살이나 어린 유도선수 이원희(30)로부터 프러포즈를 받고 가정도 꾸렸다."3년 전부터 왼쪽 발목과 무릎 통증에 시달리다 지금은 9홀만 돌면 다리를 절뚝거리게 돼 아예 대회 출전은 불가능해진 수준"이라는 김미현은 "10승을 채우지 못해 아쉽지만 평생 1승도 못 올리는 선수도 있다"고 아쉬움을 달래며 "앞으로는 새로운 목표를 위해 더 눈을 반짝이며 도전하겠다"고 했다. 이미 3년 전에 인천에 골프연습장을 오픈한 김미현은 레슨을 하며 후학 양성에 나설 계획이다. "연습장에 선수를 대상으로 한 아카데미까지 열었다"며 "스코어를 줄이는 것은 코스 매니지먼트나 멘탈, 숏게임이 필수인데 국내에는 이 점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주는 아카데미가 별로 없다. 이론은 약하지만 실전 경험을 토대로 지도자로 성공하고 싶다"는 포부를 곁들였다.손은정 기자 ejs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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