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인센터
[진델핑겐(독일)=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16일(현지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20km 정도 떨어진 진델핑겐. 거리 곳곳에서 낯익은 삼각형 별 모양의 벤츠 엠블럼 표시를 만날 수 있었다. 이곳은 바로 메르세데스-벤츠의 미래 디자인을 결정하는 아주 특별한 공간이 있는 디자인센터가 자리잡은 도시였다. 손가락 형상을 띄고 있는 이 디자인센터에는 현재 20여개국에서 온 500여명의 디자이너가 근무중이다. 이들은 자동차 외관 디자인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패션, 인테리어, 산업, 멀티 미디어, 인터페이스, 그래픽, 텍스타일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벤츠 디자인 메시지를 형태의 언어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 곳 외에도 현재 미국 중국 영국 일본 등에서 디자인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총 6곳에서 운영 중인 디자인센터를 통해 전 세계 고객의 다양한 니즈와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하겠다는 게 메르세데스-벤츠의 전략이다.6곳 중 1곳인 진델핑겐 디자인 센터는 바로 메르세데스-벤츠의 미래를 결정하는 특별한 공간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들어가는 과정도 까다로웠다. 디자인센터 들어가기 위해 휴대폰, 사진기, 노트북 등을 모두 맡긴 후 기밀을 유지하겠다는 동의서를 써야만 했다. 마치 비밀 군사시설에 들어선 느낌이 들 정도로 삼엄하게 디자인 보안을 지켰다.삼엄한 과정을 거친 후 디자인센터에 들어서니 갓 출시된 A-클래스는 물론 위장막을 씌운 S클래스 등이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손가락 모양으로 연결된 주요 건물 안팎에는 현재 개발 중인 프로젝트 차량도 종종 눈에 띄었다.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는 "곧 출시될 콤팩트차 모델은 물론 내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될 신차도 있다"고 귀띔했다.진델핑겐 디자인센터에 가장 중요한 임무는 신차의 디자인을 최종 완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톱 시크릿' 공간도 갖췄다. 디자인센터 본관에 위치한 프레젠테이션 룸이 그 곳이다. 3개의 턴 테이블을 갖춘 이 프레젠테이션룸에선 최종 후보 3종의 차가 올라온다. 3대의 차 중 보드 이사진의 표를 가장 많이 받은 차가 바로 메르세데스-벤츠의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미래를 열어갈 차가 되는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상징으로 불리는 300SL도 바로 이런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프레젠테이션 룸이 있는 본관 로비에 들어서니 '에쎄티크 F 125' 조형물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이 조형물은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 지향적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를 표현한 차의 프레임이었다. 특히 어드밴스 디자인, 실내 디자인, 외관 디자인, 창조경영, 상용차 디자인 등 5개 부문으로 나눠진 디자인센터 내 조직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벤츠의 미래를 결정짓는다는 메시지를 압축하는 듯한 모습으로 위용을 뽐냈다.에쎄티크 F 125를 뒤로 한 채 메르세데스-벤츠 임직원들도 들어가기 힘들다는 가장 비밀스러운 장소인 프레젠테이션 룸에 드디어 들어섰다. 휑한 공간에는 커튼을 쓴 차 3대가 턴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이날 기자들에게 공개한 차는 뉴 A·B클래스 였다. 뉴 A·B클래스 디자인의 핵심은 바로 옆라인이다. 기존 쐐기 모양 라인(wedge line) 디자인이 앞에서 뒤로 우아하게 떨어진 드로핑 라인(dropping line)으로 변모하면서 한층 더 스포티해졌다. 드로핑 라인은 이미 1930년대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인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디자인 요소로 미래적이고 모던한 디자인 언어로 새롭게 재해석됐다. 독일 어드밴스드 디자인팀 소속 클라우스 프렌젤은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인의 핵심 요소는 전통, 감정, 진보다"라며 "콤팩트 차 역시 이같은 디자인 핵심 요소를 계승하는 한편 에어로다이내믹을 표현하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역동성을 표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델핑겐(독일)= 이은정 기자 mybang2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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