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은행원 이모(30) 대리는 요즘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이 부럽다. 이번 징검다리 휴일 5일을 이용해 귀성길 전쟁을 피해 여유롭게 고향에 가거나 4박 5일 일정으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친구들을 보면 더 그렇다. 대기업에 다니는 이씨의 친구들은 다음달 2일을 포함해 총 5일을 쉬지만 이씨는 다음달 2일 꼼짝없이 출근해야 하는 신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추석연휴가 토??일요일과 겹쳐있어 이씨가 체감하는 휴일은 하루인 셈이다. 고향이 먼 은행원 중 일부는 2일에 휴가를 내고 5일간 쉬기도 하지만 영업점당 1명 남짓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눈치가 보여 휴가를 신청하는 이가 드물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추석연휴와 개천절 사이인 다음달 2일에 휴무를 실시해 이번 추석연휴가 5일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23일 발표한 '추석 연휴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318개 기업을 대상으로(대기업 74개, 중소기업 244개)기업 318개 중 67%가 추석연휴 다음날인 2일을 연휴로 지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이상 추석연휴를 실시하는 기업도 전체의 절반이 넘는 55%에 달했다. 반면 은행들은 정상영업을 실시한다. 공공서비스의 성격이 짙은 은행은 회사 자체적으로 휴일을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징검다리 휴일도 예외가 아니다. 출퇴근 시간도 평소와 다르지 않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이나 다른 직장인들은 징검다리 휴가라고 좋아하는데 은행원들은 사실 달갑지 않다"며 "그냥 문만 열어놓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ATM점검, 출납업무 시스템 점검, 어음 교환 등 기본적으로 해야 할일들이 있고 이걸 하는데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휴가를 쓰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추석, 설 등 명절을 전후로 고객이 증가한다. 연휴 전 미리 은행 업무를 보거나 연휴동안 밀린 은행 업무를 보는 고객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휴 때는 2일 대신 4일과 5일에 평소보다 많은 고객이 은행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상돈 기자 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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