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망가져도 좋다 ··· 국민 웃긴다면' 개콘대박 서수민PD

1박2일 나영석·무한도전 김태호, 쌀집아저씨 김영희 등 음지서 양지로 나온 웃음천재들

▲KBS 2TV '개그콘서트' 서수민 PD

"전액 기부라니, 정말이에요?", "역시 용감한 녀석들, 용감한 PD님!", "감사합니다, 감동입니다"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웃음을 안겨주던 PD들이 이번에는 안방극장에 큰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PD들은 고달픈 서민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의 준인공들 못지 않게 해당 프로그램의 PD들의 근황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KBS 2TV의 간판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를 맡고 있는 서수민 PD는 25일 퀴즈 프로그램에 나와 받은 상금 5000만원을 전액 기부해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서 PD는 이날 '1 대 100' 개그콘서트 특집편에 1인 도전자로 출연, 최종 8단계 문제에서 개그맨 김대희와 김진철을 누르고 혼자 정답을 맞혀 상금 5000만원을 손에 쥐었다. 최종 우승에 놀란 서PD는 "실감이 안난다"면서도 "상금 받으면 기부한다고 했는데, KBS 1TV '사랑의 리퀘스트' 방송을 통해서 기부 하겠다"고 약속했다. 서 PD는 "돈을 주기는 주냐"며 장난기어린 질문을 하기도 했다.퀴즈 프로그램에 서 PD가 등장한 것은 출연 개그맨들과의 '폭로'와 '굴욕'이 배경이다. 개그맨 박성광이 자신의 코너 '용감한 녀석들'에서 "서수민PD 못생겼다", "저번 주에 못생겼다고 했더니 보톡스 맞고 나왔다" 등 과감한 발언을 해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이에 서 PD는 박성광이 출연하는 화면에 커다랗게 빨간색 엑스자(X) 자막을 집어넣어 편집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일견 PD의 사심이 반영된 듯한 편집,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PD와 이에 맞서는 개그맨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비칠수도 있지만 배경을 아는 시청자들은 즐거워했다.

▲MBC '무한도전' 김태호 PD

TV에서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PD들이 유명세를 탄 것은 MBC '무한도전' 김태호 PD나 KBS '1박2일' 나영석PD도 마찬가지다.무한도전의 8번째 멤버로 물렸던 김 PD는 프로그램을 통해 끊임없는 실험정신과 열정, 참신한 아이디어 등으로 예능프로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을 받아왔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PD답게 '날 것 그대로의 방송'을 보여줬다. 재치 넘치면서도 날카로운 자막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받아 더 큰 재미를 안겨줬다.

▲KBS 나영석 PD

'나초딩', '막돼먹은 영석씨' 등 출연진의 투정을 들었지만 시청자들은 '1박2일'간 멤버들을 이끌고 5대 광역시를 도는 등 4년간 100군데 이상의 여행지를 다닌 나 PD의 열정에도 찬사를 보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씻지도 못하는 고생을 시청자들이 먼저 알아줬다. 4년7개월간 이끌어온 '1박2일 시즌1'을 마치는 날 그는 감동의 눈물을 쏟았다. 한적한 시골 극장에서 열린 종영 기념회에 멤버들을 비롯해 전국서 모인 애청자들이 모여들어 그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기 때문이다.

▲MBC 김영희 PD

'쌀집아저씨'라는 수식어로 더 친근한 MBC 김영희 PD도 빼놓을 수 없다. 과거 '일요일 일요일 밤에', '느낌표'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공익성과 재미의 공존을 꾀한 그는 '양심냉장고' 등의 히트작을 만들어냈고, 최근에는 '나는 가수다'를 통해 다양한 시도와 새로운 연출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이들 PD의 공통점은 무엇보다 시청자를 가장 먼저 생각하고 끊임없이 소통을 시도한다는 것. 제작진이 출연자의 아이디어를 존중하고 시청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새로운 방식의 소통을 시도하는 자체가 시청자들에게 더 큰 참신하고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켰다.스스로가 '격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체면보다는 시청자들의 즐거움을 먼저 생각해 기꺼이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다.서수민 PD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나눔'의 미학을 실천했다. 그녀는 '개그콘서트'와 자신에게 보여준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에 통 큰 기부로 화답한 셈이다. 시청자들은 더 이상 '못 생긴데다 개그맨에게 화 풀이하는' 서수민을 떠올리지 않는다.조인경 기자 ik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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