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급직원 포함한 승진대상자 121명 중 논술시험을 통해 최종 33명 선발...사전에 공지된 필독도서 읽고 1시간 40분안에 답안지 작성·제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말단 9급부터 시작해 행정의 꽃인 5급 사무관까지 승진하는데 평균 25년이 걸린다. 그렇다보니 공무원 승진시 자치단체장들은 각종 인사 청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한 자치구가 승진시 논술시험을 통해 승진자를 확정하고 있어 화제다.노원구(구청장 김성환)는 19일 오후 6시부터 1시간 40분 동안 구청 정보화교육장 등 5곳에서 승진후보자 121명을 대상으로 논술시험을 치른다. 이번 논술시험은 9급 공무원을 제외한 모든 직급까지 확대해 논술시험을 거쳐 최종 승진대상자 33명을 선정한다.승진대상자는 총 33명으로 ▲5급 7명 ▲6급 10명 ▲7급 15명이다.노원구가 승진자를 대상으로 논술시험을 치르는 것은 새로운 정보와 지식습득을 통해 직원의 역량을 높임과 동시에 과거의 연공서열에 의존하던 승진심사의 관행을 과감히 탈피해 우수한 인재를 적극 발굴하기 위해서다.
올 3월 사무관 승진 후보자를 대상으로 논술시험을 치루는 모습 <br />
또 승진과 관련한 어떤 청탁도 배제, 공정한 심사로 승진자를 선발하기 위함이다. 구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논술 역량평가를 위해 지난달 20일 논술과 관련된 필독도서 2권을 선정하고 공개했다.논술 도서는 '3차산업혁명(제러미리프킨 저)'과 '벼랑에 선 사람들(제정임, 단비뉴스 취재팀 저)'이다. ‘3차산업혁명’은 인터넷기술과 재생에너지 등에 대해 언급하면서 무한경쟁의 산업에서 상생공존의 협업시대를 강조하고 있다.‘벼랑에 선 사람들’은 노동 주거 보육 의료 금융 등 한국인의 5대 불안을 집중 탐구한 보고서로 빈곤층의 생생한 목소리와 함께 이에 따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논술시험문제는 김성환 구청장이 시험당일 직접 3문제를 출제하는데, 승진대상자는 3문제 중 2문제를 100분 동안 워드프로세스로 답안을 작성해 제출한다.논술고사 채점은 4급과 5급 간부를 비롯해 6급 팀장 등 7명으로 구성된 논술고사 채점위원이 작성자의 인적사항을 전혀 알지 못하도록 한 상태에서 개인별 채점을 한다.또 심사위원 평가결과 직급별 상위 10%로 뽑힌 답안지는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투표를 통해 최우수 답안지를 작성한 장원급제자를 선정한다.심사위원은 시험 전날까지 명단이 공개되지 않도록 했다. 이는 구청장이 사전에 누가 심사위원으로 선정될지 모르게 해 논술시험 채점에 있어 투명하고 공정한 채점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함이다. 노원구의 논술시험은 승진심사시 깜짝하는 형태가 아니라 김성환 노원구청장 취임 후 줄곧 고수해 온 승진방식이다. 그동안 공무원 승진이 시험보다는 근무평정 위주로 되다보니 개개인 능력보다 지연이나 인맥 등이 우선시 되는 경우도 있었다. 김성환 구청장은 “취임초부터 인사의 투명성을 위해 구청장의 인사권한을 대폭 내려 놓더라도 객관적이면서도 공개적인 틀을 통해 승진시켜 조직의 활력을 불어넣고 싶었다”며 “이런 논술고사 실시 후 인사 청탁에서 매우 자유로웠다”고 밝혔다.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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