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해지는 朴셈법..문재인·안철수 동시에 뛰어넘을까?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민주통합당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됐지만 아직 큰 변수가 남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선언이다. 박 후보는 혼자 링에 올라 있던 지난 주까지 역사관 논란으로 집중포화를 맞으며 정책적 선명성을 과시하기는커녕 2~3% 가량의 지지율 손실만 봤다. 설상가상으로 문 후보와 안 원장의 단일화 작업이 시작돼 야풍(野風)이 불면 박 후보의 행보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박 후보 측의 핵심 인사는 17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무리 늦어도 추석 전까지는 역사관이나 경제민주화 등 주요 사안에 있어서 정리된 생각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박 후보에게 수 차례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어떤 형식이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며 "경제민주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빠르면 이번 주에 어느정도의 입장표명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박 후보는 서울 삼성동 자택을 언론에 공개해 스킨십을 강화하는 방안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공개일정을 잡지 않고 구상을 다진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제33차 세계여성단체협의회 세계총회에 참석하는 일정 등으로 대외행보에 다시 시동을 건다. 박 후보는 전날 경제민주화 등 주요 대선공약을 완성할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인선안을 발표했다. 주목할 건 경제민주화 전도사인 김종인 위원장에게 경제민주화 추진단장을 맡겼다는 점이다. 그간의 당내 분란을 씻어내고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문재인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된 날 이런 구상을 밝힌 건 대중의 관심을 분산시키고 정책적인 선점효과를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주요 정책에 있어서 문 후보와 안 원장을 동시에 상대해야 한다. 특히 안 원장은 문 후보와 경제민주화ㆍ복지 구상에 있어서 접점이 넓다.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재벌에 직접 메스를 대는 데 신중하다. 반면 문 후보는 순환출자 규제 등 재벌 지배구조에 대한 직접적인 손질을 강조하고 있다. 안 원장은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서 문 후보의 생각에 사실상 동의했다. 다만 출자총액제한제에 대해서는 '정권에 따라 없어졌다 부활했다 하는데 일관성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복지정책과 관련해서는 박 후보와 달리 문 후보와 안 원장이 나란히 보편복지라는 지향점을 내세운 상태다. 문 후보와 안 원장의 생각이 큰 틀에서 일치하는만큼 대선 최대 의제인 경제민주화ㆍ복지 정책과 관련해서는 둘의 구상이 보편성을 확보해 상대적으로 박 후보의 구상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김효진 기자 hjn252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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