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승리' 스캔들 폭로한 잡지 알고보니

빅뱅 승리 스캔들 폭로한 日 잡지 '프라이데이'는…

일본 잡지 '프라이데이'에 실린 승리 기사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지난 13일 빅뱅 승리의 섹스 스캔들을 폭로한 일본 주간지 '프라이데이'는 연예인 사냥으로 악명 높은 매체다. 일본 현지에선 부적절한 사생활을 들키거나 절망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프라이데이 됐다'는 표현까지 쓸 정도다.40만 9082부로 일본내 주간지 발행부수 1위(일본잡지협회 집계)인 프라이데이는 여자 아나운서, 연예인, 거물 정치인 등 유명인이라면 누구든 대상을 가리지 않고 사생활을 폭로한다.

프라이데이는 미성년자인 카고 아이의 흡연 사실을 폭로했다. 위 사진은 폭로 1년뒤에 가진 카고 아이 인터뷰 기사.

특히 철저한 이미지 메이킹이 생명인 아이돌 가수들에게 프라이데이는 그야말로 공포의 존재다. 한국으로 치자면 아이유나 소녀시대 태연 같은 인기 아이돌이었던 모닝구무스메 전 멤버 카고 아이가 프라이데이의 폭로 기사로 인생이 바뀐 대표적인 케이스다. 카고아이는 18세이던 2006년 도쿄 시부야의 한 식당에서 교복을 입은 채 담배를 피고 있는 사진이 프라이데이에 공개됐다. 당시 그는 '더블유(W)'라는 2인조 걸그룹의 멤버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흡연 사진이 실린 프라이데이가 발간되기 하루 전 카고아이는 소속사로부터 무기한 근신처분을 받게 된다. 그는 이후 1년간 고향 집에서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며 47㎏였던 몸무게가 39㎏까지 빠지는 등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었다.1년 후 카고아이는 소속사에 다시 출근하기 시작했으나 커피 타기 등 잔심부름을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후에도 그는 중년남성과의 온천여행 사진 등이 프라이데이를 비롯한 주간지에 폭로돼 고역을 치렀다.거대기획사 쟈니스에 소속된 남자 아이돌 역시 수난을 겪었다. 2인조 그룹 '타키 앤 츠바사'의 타키자와 히데아키는 러브호텔에서 미모의 여성과 나오는 장면부터 차로 집에 바래다 주는 모습까지 몽땅 프라이데이에 실렸다.

프라이데이에 실린 일본 아이돌 니시키도 료 사생활 폭로 기사.

8인조 그룹 '칸쟈니에이트'의 멤버 니시키도 료는 빅뱅 승리 스캔들과 비슷한 사례다. 성관계 후 잠을 자다 파트너에게 자는 모습을 도촬 당했던 것. 프라이데이는 지난 2010년 11월 니시키도 료의 파트너였던 여성과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 여성이 그해 6월 도쿄 시부야의 한 클럽에서 니시키도 료를 유혹해 그날 바로 료의 자택에서 관계를 가졌다는 선정적인 내용이다.이 여성은 "니시키도 료가 나를 단순한 스트레스 배출구로 삼는다고 생각했다"며 "그는 내가 전화를 하면 절대 받지 않다가 자신이 나를 만나고 싶을 때만 일방적으로 전화를 걸었다"고 밝혔다.

프라이데이에 실린 아라시 스캔들 기사

무엇보다 가장 큰 스캔들은 일본의 국민 아이돌 아라시의 섹스 스캔들이다. 지난 2010년 프라이데이는 사쿠라이 쇼를 제외한 아라시 전멤버가 자살한 AV배우 마키노다 아야와 성관계를 맺었다고 폭로했다. 아야가 남긴 유언장에 아라시 멤버와의 관계가 낱낱이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마키노다 아야와 아라시 멤버 아이바 마사키가 동거를 했다거나, '순진한 게임 오타쿠' 이미지이던 멤버 니노미야 카즈나리가 실은 공중화장실에서 성관계 맺는 걸 좋아한다는 등 난잡한 사생활이 모조리 폭로됐다.프라이데이는 사실 "일단 질러놓고 보자" 식의 기사를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잡지가 즐겨 다루는 '지진 예언' 기사가 대표적인 예다.연초에 점쟁이나 비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일본 각지에서 지진이 발생해 큰 피해가 예상된다"란 기사를 냈다가, 나중에 실제 피해가 발생한 지역만 언급하며 "본지의 예언이 적중했다"고 하는 식이다.지난 4월에는 동방신기 최강창민이 한 여성과 공연관람 중인 모습을 대서특필했다. 하지만 창민 옆자리에 앉은 이는 여성이 아니라 머리를 길게 기른 샤이니 민호였다.

최강창민 옆의 사람은 샤이니 민호로 밝혀졌다.

그렇다고 프라이데이가 엉터리 예언 분석이나 스캔들 폭로 기사만 다루는 건 아니다. 의료계 비밀이나 사이비 신흥종교, 인권 문제 등에 대한 심층 탐사보도로 "금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현지인의 신뢰를 받고 있다.이 잡지는 인물 사진 오보를 냈다는 이유로 자체 휴간을 선언하기도 했다. 2007년 10월 19일 프라이데이는 창간이래 처음으로 잡지를 시중에 내놓지 않았다. 스모 도장에서 발생한 17세 소년선수 폭행·사망 사건을 보도하며 가해자 사진을 실었는데, 사진속 인물이 사건과 무관한 인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박충훈 기자 parkjov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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