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따라 '잡스 그늘벗기' 시험대
팀 쿡 애플 CEO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12일(현지시간) 공개된 아이폰5가 기대했던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시장의 실망감의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4S가 스티브 잡스의 유작으로 여겨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폰5는 그가 애플의 사령탑을 맡은 후 선보이는 첫 스마트폰이다. 스티브 잡스가 지금까지 신제품 발표에서 보여줬던 '한 방'이 없는 상황에서 결국 아이폰5를 주도했던 팀 쿡에 대한 평가는 이 신작 스마트폰의 판매량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베일을 벗은 아이폰5의 판매량이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애플을 이끌고 있는 팀 쿡 CEO에 대한 평가를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의 제품 판매량을 넘어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시장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단숨에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등극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전작인 아이폰4S의 판매량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아이폰5의 4인치 화면과 롱텀에볼루션(LTE) 지원 등 주요 기능은 이미 예상된 내용이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선보이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에 혁신을 가져온 것과 달리 팀 쿡이 보여준 것은 기능 업그레이드 수준이라는 질타가 이어질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아이폰5
업계에서는 '혁신'이 빠진 신제품을 내놓은 상황에 판매 실적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팀 쿡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년 동안 애플을 무난하게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포스트 잡스'의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쏟아 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미 현지에서는 포화 상태인 스마트폰 시장 상황으로 인해 아이폰5의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애플은 아이폰4S 출시 첫 주에 400만 대를 판매했지만 아이폰5는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쟁 제품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3가 미국 시장에서 100달러 이하의 저가에 공급되고 있는 것도 아이폰5의 판매 실적이 불투명한 이유다. 하지만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CNN머니는 애플이 3개월간 4500만대의 아이폰5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아이폰5 출시이후 첫 주말 판매 성적을 500만~600만대로 예측했다. 애플이 그동안 아이폰을 출시할 때 마다 최고의 스마트폰 자리를 꿰찼으며 아이폰5를 기다리며 스마트폰 교체를 미루고 있는 대기 수요가 많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이 같은 예상이 적중하면 아이폰5의 개발을 주도한 팀 쿡의 리더십은 집중 조명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업계 관계자는 "팀 쿡은 그동안 애플을 경영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신제품 측면에서는 잡스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아이폰5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그의 리더십은 물론 애플의 향후 스마트폰 전략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철현 기자 kc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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