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시절 상영금지 영화 “잘돼갑니다” 억대 국가배상 요구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박정희 시절 상영금지된 영화 '잘돼갑니다'를 제작한 故 김상윤 씨의 자녀들이 국가를 상대로 억대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의 자녀 5명은 "아버지가 68년에 이승만 대통령의 독재정치와 그 말로를 풍자하는 내용의 영화 '잘돼갑니다'를 제작했으나 상영단계에서 국가공권력의 부당한 행사로 아버지가 숨지고 가족이 몰락했다"며 이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했다.자녀들은 "'잘돼갑니다’를 상영하려던 당시 중앙정보부가 개입해 상영을 금지하고 회유와 압박을 가하는 등 불법 공권력을 행사해 그 충격으로 1975년 부친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또 김씨의 아내 홍모씨도 남편의 사망 이후 영화 상영을 위해 노력하다 2005년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막내아들인 김모씨가 대학입학을 위해 재수를 하던 당시 부친이 사망하자 청와대 앞에서 '유신철폐'를 외치며 항의하다 경찰들에게 구타를 당하고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영화의 제작은 1959년 한모씨가 이승만 대통령의 전속 이발사를 만나 경무대 내 얘기를 듣고 시나리오를 쓴 것이 계기가 됐다. 군 특무대 근무한 경험이 있던 김씨는 시나리오를 보고 독재정권의 실상을 국민에게 알리고자 제작했다. 제목 '잘돼갑니다'는 자유당 말기 어수선한 정국에 이승만 대통령에게 "잘 돼갑니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부패관료와 당시 실세 정치인들을 풍자해 지은 것이다. 영화는 당시 김지미, 박노식, 허장강 등 당대 호화배우들이 캐스팅돼 화제를 모았다. 이 영화는 제작된 지 20년이 지난 1988년 심의를 거쳐 다음해 개봉된 바 있다.박나영 기자 bohena@<ⓒ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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