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못 잊을 감격' 올림픽 축구 열띤 밤샘 응원

[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 대한민국이 사상 첫 올림픽 축구 메달을 딴 10일 새벽, 시민들도 밤을 잊은 응원으로 선수들의 선전에 힘을 보탰다.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광장은 대표팀을 응원하러 나온 1500여 명의 인파로 일찌감치 북적였다. 1주일의 피곤도 잊은 채 밤샘 응원에 나선 시민들이 광장 한 쪽에 세워진 대형 화면 주변으로 모여 들었다. 승리는 '따 논 당상'이라는 듯 광장은 축제 분위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곳곳에서 첫 메달을 기원하는 응원 구호들로 가득 찼다. 가족 단위로 온 시민들은 여기 저기 '명당'을 찾아 돗자리나 신문을 깔았다. 집에서 싸온 야식거리를 펼쳐놓고 폭염이 한 풀 꺾인 여름 밤의 분위기를 즐겼다. 어린 아이들도 아빠, 엄마와 함께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 열기에 빠져 들었다.경기가 시작되자 본격적인 응원전이 시작됐다. 선수들 움직임 하나하나에 탄성이 터져나왔다. 그러기를 30여 분. 전반 38분 박주영이 일본 수비수 4명을 제치고 멋진 슈팅을 성공시키자 시민들은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펄쩍펄쩍 뛰었다. 애타게 기다리던 첫 골에 광장은 함성으로 떠나갈 듯 했다.후반 11분 구자철이 추가골까지 터뜨리자 분위기는 최고조에 올랐다. 서로를 부둥켜 안은 시민들은 "됐어, 이제 됐어. 동메달이야 동메달"이라고 소리 치며 승리를 예감했다.마침내 후반전 종료 휘슬이 울리면서 올림픽 축구 사상 첫 메달이 확정된 순간, 시민들은 밤을 샌 고단함도 잊은 채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치며 대표팀에게 박수를 보냈다.회사원 장모(37) 씨는 "기쁘다. 너무 기쁘다. 상대가 일본이어서 더 기쁨이 큰 것 같다. 우리나라 축구가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꼭 2002년 월드컵 때로 돌아간 것 같다. 집에 가도 잠을 잘 수 없을 것 같다"며 흥분을 삭이지 못했다.한 껏 들뜬 분위기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한참 동안 가라앉지 않았다. 시민들은 모니터에서 나오는 하이라이트 장면을 보고 또 보며 함께 온 가족, 지인들과 삼삼오오 후일담을 나누기에 정신이 없었다. 인천 남구 관교동에서 딸을 데리고 나온 주부 이모(38) 씨는 "이렇게 소리쳐 가며 응원해 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박주영, 구자철 그리고 함께 고생한 모든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 같다"며 기뻐했다.노승환 기자 todif7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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