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 패러독스 군대 안 간다

[사진:연합]

애국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 군대 면제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 동메달은 더할 나위 없는 애국이지만 군대 면제는 어떻게 보면 반(反)애국이다. 이기면 대한민국에 역대 최초의 올림픽 동메달을 안겨주는 애국이며, 지면 월 8만원을 받고 군대에서 애국하게 되는 게임이었다. 마침내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팀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8월 10일 오후 7시 45분(현지시각) 웨일즈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2 대 0으로 물리쳤다. 세계 언론에서 결승전보다 흥미진진하다고 보도했던 한일전의 경제적 효과는 수백억원을 훌쩍 넘는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아 군대를 면제받기 때문이다. 대표 선수들의 연봉을 모두 합치면 120억에 이른다. 연봉 수십억원을 받던 선수라도 군대에 간다면 이병 월급 8만원, 1년 연봉 100만원 남짓을 받는다. 올림픽에서 주가를 높인 선수들이 해외 유명 구단에 이적할 경우 현재 가치에서 몇 배가 오를지 모른다. 선수들의 ‘광고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다. 올림픽 최초 동메달획득으로 인해 기업들은 한동안 마케팅에 열을 올릴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부동산 폭락으로 우울한 상황에서 기쁜 소식이다. 선수들이 군대에 가지 않더라도 국내외 곳곳에서 국위 선양을 할 테니 이보다 큰 애국이 더 있을까?<ⓒ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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