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으로 수출길 여는 기업들
영국 런던 뉴몰든의 테스코 매장에서 열린 한국식품전에서 현지 소비자들이 우동, 라면 등 한국의 인기 식품들을 고르고 있다.
런던올림픽이라는 이슈를 활용해 세계인들에게 어필한 한국 기업들이 많다. 한국 식품 기업들은 케이-팝(K-POP)에 이은 케이-푸드(K-FOOD) 열풍을 널리 확산시키기 위해 영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국의 IT기술을 런던 유명 백화점에서 뽐낸 기업들도 있었다. 삼익스포츠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아테네·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양궁 대표팀의 활에 새겨진 'SAMICK'이라는 브랜드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헤드폰·이어폰 제조업체 ‘크레신’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박태환 선수가 400m 자유형 결승전을 앞두고 사용한 '박태환 헤드폰'으로 유명세를 탔다. 세계인이 집중하는 올림픽은 기업들에게 홍보 및 마케팅 효과, 매출 상승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글로벌 최대 이벤트다. 이번 런던올림픽도 정부와 기업에서 새로운 수출 기회로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했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지식경제부는 올림픽 개최지인 런던 뉴몰든에 위치한 영국 최대 유통업체 테스코(Tesco) 매장에서 ‘대·중소기업 동반 성장을 위한 한국식품전’(7월 30일~9월 2일)을 열었다. CJ와 홈플러스가 한인 유통기업과 함께 주관 업체로 참여했다.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KOTRA가 주관한 ‘한국브랜드 특별전’(7월29일~8월25일)도 런던올림픽 기간에 맞춰 영국 최고급 해로즈(Harrods) 백화점에서 개최됐다. 한국식품전…런던 한복판서 한식 브랜드 알린 최상의 자리“그동안 일본 김치를 주로 사먹었어요. 하지만 오늘 한국 김치를 시식해 보고는 생각이 달라졌어요. 앞으로 김치는 한국 제품을 사려고요.” - 알리사 프리즌(여·영국)“한국 식품 중에서는 간단히 먹을 수 있고 다양한 맛을 가진 라면을 좋아합니다. 앞으로는 ‘홍초‘(대상 청정원의 식초희석 건강음료)를 마시면서 건강도 챙겨야겠어요.” - 산드라 제임슨(여·영국)“올림픽을 보려고 런던에 왔다가 처음 한국 음식을 접했습니다. 제 친구들에게 고소한 김을 선물해 주면 참 좋아할 것 같아요.” - 지오르고스 파폴리야스(그리스)영국 런던 뉴몰든에 위치한 테스코 매장 한국식품전을 찾은 영국 소비자와 외국 관광객들의 반응이다. 이 행사에 참가한 홈플러스 관계자에 따르면 식품전 개최 첫날인 지난달 30일 정오(현지시각), 테스코 매장 1층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대표상품 매대 앞은 한국 식품을 맛보려는 영국인과 관광객, 한국교민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김, 라면, 고추장, 간장, 쌀, 소주, 식초희석 건강음료, 호박죽 등 한국을 대표하는 150여 종의 다양한 식품들이 진열됐다. 시식코너의 한국 음식을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조금씩 음미하던 영국인들은 연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며 “맛있다”는 감탄사를 연발했다고 한다. 산적이 가장 인기가 높았고 비빔밥, 잡채 등도 현지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게 시식코너 직원의 설명이다. 특히 ‘홍초’를 마셔보더니 바로 5~6병을 구입하는 고객도 있었으며 롯데주류 매실주 ‘설중매’의 과일 향에 매료돼 이름을 두세 번 물어보고 구매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개별상품 기준으로는 김, 우동컵라면 순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했고 삼양식품의 ‘삼양라면’ 롯데제과의 ‘빼빼로’도 큰 인기를 누린 제품이다.영국은 아시아 음식에 관한 관심과 선호도가 매우 높은 편인데 아쉽게도 한식에 대한 인지도가 없어 한국 식품 수출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올림픽 개최기간 동안 런던 시내 한복판 최대 슈퍼마켓에 한국 식품 코너가 설치된 것은 영국은 물론 세계 각국 올림픽 방문객들에게 한식을 알릴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였다는 게 한국식품전 참가 업체들의 얘기다. 홈플러스 권효진 PR담당자는 “영국 소비자뿐 아니라 올림픽 기간에 런던을 방문하는 세계 관광객에게 우리 식품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김(고려수산), 고추장(CJ제일제당), 현미녹차(국제식품), 처음처럼(롯데칠성음료), 닭갈비소스(해오름), 진간장(샘표), 삼양라면(삼양식품), 진라면(오뚜기), 홍초(대상), 우동(삼립식품), 하늘보리(웅진식품), 오예스(해태제과), 빼빼로(롯데제과), 꿀호박죽(동원F&B) 등 실제로 지난해 처음 열린 한국식품전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19개 홈플러스 협력회사의 상품 49종이 오는 9월부터 테스코 뉴몰든 점포에서 정식 판매된다. 이번 식품전을 통한 한국 식품 확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한국브랜드 특별전…해로즈백화점서 중소기업 첨단기술 자랑 런던 시내 중심가에 있는 해로즈백화점은 영국을 대표하는 최고급 백화점으로 유명하다. 평소에도 해외 쇼핑객들로 붐비는 이곳에 런던올림픽을 맞아 더욱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으며, 해로즈백화점은 세계 명품들의 마케팅 경연장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바로 이 해로즈백화점에서 열린 한국브랜드 특별전의 한국 중소기업들은 첨단 IT기술·디자인 제품들을 앞세워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총 12개사가 참가한 가운데 ▲3차원 전자인식 가상 레이저 키보드를 선보인 셀루온 ▲안경 타입의 휴대용 3D 디스플레이를 내놓은 아큐픽스 ▲세계 최초 체인 없는 전기자전거를 출품한 마이스터 등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KOTRA는 “10명 중 9명은 가던 발걸음을 멈춰 전시장 안으로 들어와 전시 품목들을 체험해보고 강한 구매 욕구를 보이고 있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KOTRA 디자인브랜드팀 윤태웅 차장은 “올림픽 개최기간 동안 런던 최고급 백화점의 수많은 고객에게 노출된 한국 기업들은 제품 및 국가브랜드 인지도를 단시간 내에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국내에서 접할 수 없었던 바이어들과의 접촉 기회를 창출하는 등 장기적으로 수출까지 연결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 인터뷰 | 황재규 CJ푸드빌 미디어마케팅 과장“햇반·비비고로 영국인 눈길 끌어”
런던 테스코 매장에서 열린 한국식품전의 분위기는 어땠나. “최근 한국식품전에 다녀왔다. 매장 입구 들어가자마자 우리 식품 진열대가 길게 한 줄로 마련돼 있어 주목도가 높았던 점이 좋았다. 시식코너에는 많은 고객이 항상 모여들었고 한국 음식을 맛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맛있다“는 반응이었다.”특히 영국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식품은? “비빔밥과 고추장이 대체로 인기가 좋았다. CJ 제품의 경우 각종 소스류, 김, 김치, 즉석밥인 햇반이 현지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한식브랜드 ‘비비고’ 영국 런던 1호점을 오픈했는데. “런던인 뿐만 아니라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식 및 한국의 식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적기로 판단했다. 유럽에 한국 외식 브랜드가 진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비빔밥을 주 테마로 한 비비고의 진출은 북미 지역의 미국 LA, 아시아 중국 베이징, 싱가포르에 이은 것으로 글로벌 K-Food 진출의 거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런던올림픽으로 인한 효과를 봤나. “런던에 있는 동안 매일같이 비비고에서 식사를 했다. 그때마다 올림픽을 보기 위해 방문한 온 유럽인들을 비롯한 각국 외국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비비고의 한식을 경험한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올림픽 이후에도 비비고 브랜드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코노믹 리뷰 전희진 기자 hsmile@<ⓒ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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