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캣' 이미지 털고 '삼성빠'를 확보하라...'국내 브랜드 이미지 제고 기회'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삼성전자가 애플과의 소송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카피캣(copycat)' 이미지를 지우고 '삼성빠'를 확보할 중요한 기회로 보고 있다. '애플의 라이벌', '성공한 글로벌 기업'이라는 이미지 뿐만 아니라 이 참에 일부 안티(anti) 층으로부터 부정적인 이미지를 털어내겠다고 벼르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에서 애플과 진행 중인 공방이 전세계에 생중계되는 이 때를 '안방'인 국내에서 마케팅의 터닝 포인트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소송을 국내에서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할 기회로 판단하고 애플과의 재판 과정에서 새로 밝혀지는 사실에 대한 국내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 네티즌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 소송은 삼성전자의 사업과 특허 전략에 있어서도 중요하지만 국내 마케팅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큰 고민거리 중 하나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다. 최근에는 삼성 그룹 차원에서 일부 계열사 고위 임원들을 대상으로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보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브랜드 이미지 개선은 시급한 사안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에 올라설 만큼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지만 국내에서는 극과 극의 평가를 받고 있다. 판매량은 높지만 스마트폰 시장 초기 아이폰에 뒤지고 2009년 출시한 옴니아 스마트폰의 사후 지원(AS)이 논란거리가 되면서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여전히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애플이 소송을 제기한 이후로는 '짝퉁'이라는 공공연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애플빠'처럼 삼성전자에 적극적인 애정을 보이는 마니아들이 없다는 것도 고민이다. 입소문을 통해 마케팅을 하고 있는 애플처럼 '삼성빠'가 생긴다면 마케팅 효과가 상당해 삼성전자로서도 욕심이 날 법 하다. 삼성전자는 이런 상황에서 소송을 통해 정보가 드러나는 것이 '오히려 잘됐다'고 보는 측면도 있다.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증거가 일반에 노출되면서 사실 관계가 명확해지면 카피캣이라는 편견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낼 수 있어서다. 실제로 재판 시작 이후 삼성전자와 애플 두 회사가 치열한 논리 공방을 펼치면서 일반 소비자들이 접할 수 없었던 사실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아이폰 이전에 삼성전자도 같은 디자인의 제품을 개발했다는 점이나 애플의 주장과는 달리 신종균 사장이 직접 나서 아이폰을 조직적으로 모방하라고 했던 사실이 없었다는 점, 애플도 마찬가지로 타사 제품을 벤치마킹했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애플이 진행 중인 싸움의 이면이 드러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우열없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소송 결과 뿐만 아니라 재판 과정에서도 얻을 게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카피캣 이미지를 벗고 삼성빠를 만들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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