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과 락, 차이점이 뭐죠?'

코멕스의 새로운 밀폐용기 '도전'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주부 A씨는 최근 여성잡지를 훑어보다가 한 밀폐용기 업체의 광고에 눈이 갔다. 한 외국인 모델이 유리 밀폐용기를 들고 "'락'이 아니라 '룩'"이라고 말하는 내용의 광고였다. 아래에는 '글라스룩'이라는 새 브랜드가 박혀 있었다. 락앤락이나 글라스락 모델만 알고 있었던 주부 A씨는 일단 관심은 갔지만, 밀폐용기 브랜드가 너무 많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코멕스가 지난 달부터 여성 생활잡지 등을 중심으로 새 유리밀폐용기 브랜드 글라스룩 광고를 게재하며 새 브랜드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코멕스는 '아이스탱크' 등으로 유명한 국내 3위 밀폐용기 업체로, 새 브랜드 글라스룩은 타사 제품보다 '디자인'에 한층 신경쓴 제품이라는 게 코멕스의 설명이다. "밀폐용기 하면 '락'이라는 인식이 깊이 박혀 있어서, 오히려 그런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새 브랜드를 심어주기 위해 '룩'이라는 이름을 정했어요. 게다가 디자인을 살려 '보는 맛'을 살렸다는 브랜드 이미지와도 잘 들어맞고요." 코멕스 담당자의 말이다. 기존 밀폐·보관의 의미가 강한 락(lock)에서 디자인과 아름다움을 갖춘 '룩(look)'으로의 세대전환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밀폐용기 업계에서 브랜드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환경호르몬 파동 이후 소비자들이 점차 안전성을 중시하고 있어, 가격보다는 브랜드 신뢰도가 구매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현재 많은 중소기업들이 대형마트 등에 납품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결국 상위권 업체의 브랜드파워가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한번 쌓은 브랜드 파워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업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락앤락과 삼광유리는 브랜드 도용 문제를 놓고 소송전까지 가기도 했다. 삼광유리가 지난 2005년 특허청에 글라스락 상표를 출원할 때 락앤락 측이 '자사 상표와 유사하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2006년에도 락앤락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글라스락의 상표침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결국 법원은 삼광유리의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브랜드를 둘러싼 신경전은 여전히 치열하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교적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코멕스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새롭게 도전하고 나선 것. 락앤락에 따르면 국내 밀폐용기 시장은 주요 업체를 중심으로 추산하면 약 2000억원으로 추산되며, 군소 업체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파악된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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