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성기자
ⓒ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자동차 전시장이 맞나요? 갤러리인 줄 알았어요”서초동에 사는 조정훈 씨는 집 근처 자동차 판매점을 찾았다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자동차 전시공간 곳곳에 유명화가의 그림과 함께 화사한 꽃들이 조씨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겉에서 보면 분명 자동차 전시장인데 문을 들어서면 내부 분위기는 여느 자동차 판매점과 달랐다. 수입차 매장에서 간혹 자동차 외에 여러 가지 조형물을 함께 전시해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경우는 있었지만 국내 완성차 업계의 ‘감성 디스플레이 마케팅’은 처음이다. 얼어붙은 내수시장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구사하는 것이다. 고객이 쉽게 매장을 찾아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차량을 계약할 수 있도록 하는 ‘고객 접점 활동 강화’ 차원이다.국내 자동차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중심으로 고객을 위한 감성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차는 실제 판매전시장의 변화를 통해 일부 매장이 13~15%의 판매 신장을 가져왔다. 기아차도 판매전시장을 갤러리화 시킨 덕에 고객유입이 높아져 30% 정도 계약률이 높아졌다. 뜨거워진 고객들의 반응에 힘입어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은 감성을 활용한 고객 접점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현대차는 ‘서초 프리미엄 플라워샵 1호점’을 비롯해 문화·예술을 테마로 한 ‘대치 H아트 갤러리’, 어린이와 가족고객들을 위한 용인시 수지의 ‘로보카 폴리 지점’, 유럽 노천카페의 감성을 살린 여의도의 ‘현대 에스프레소 1호점’ 등 다양한 분야의 테마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기아차도 프리미엄매장인 K라운지를 올 초부터 주요 거점매장을 리모델링해 K9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급 차량의 판매접점으로 활용하고 있다.르노삼성도 커피매장을 전시장에 입주시켰다. 커피가 가져다주는 부드러운 감성과 따뜻한 분위기가 고급스러운 매장 이미지와 잘 어우러져 차량 구매고객과 방문고객에게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왼쪽)현대차 프리미엄 플라워지점에서 고객이 차량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오른쪽)르노삼성의 복합매장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현대차 “꽃향기로 힐링하세요”예술품 외에 꽃을 감성마케팅에 활용하는 매장도 있다. 현대차는 단순히 비즈니스 공간으로만 여겨지던 영업점을 ‘자동차와 고객, 새로운 경험’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꽃을 활용했다.최근 오픈한 ‘서초 프리미엄 플라워샵 1호점’은 ‘모던&심플(Modern & Simple)’을 콘셉트로 잡았다. 플라워샵 전문브랜드인 ‘스텔라(Stella)’와 샵인샵(Shop-in-Shop) 형태로 선보이는 이색 자동차 전시장이다. 현대차는 ‘프리미엄 플라워 지점’ 오픈과 함께 ▲방문고객을 대상으로 꽃 할인쿠폰 제공 ▲무료 분갈이 서비스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화훼강좌 ▲신혼부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고급 부케가 장식된 웨딩카를 제공하는 스페셜 웨딩 특별 이벤트 ▲크리스마스 시즌 특별 이벤트 등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매월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여 ‘프리미엄 플라워샵’만의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할 예정이다.기아차 K9과 명화를 한번에 감상기아차는 올 초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영동지점을 비롯해 주요 거점매장을 고급화 매장으로 재단장했다. 감성마케팅을 접목한 매장의 핵심은 K9 전용공간 확보다. K9의 출시에 맞춰 명화와 함께 자동차를 전시하여, 자연스럽게 자동차 구매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꾸몄다.현대차는 경기도 용인 수지에 로보카 폴리 캐릭터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K9의 플래그십 전용 전시장 옆에 고객들이 쉬면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전국 주요 거점에 위치한 나머지 11개 지점도 이 같은 콘셉트로 바꿀 계획이다. 기아차는 이번 전시장 리모델링을 통해 경·소형차 메이커 이미지도 벗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차와 달리 기아차는 모닝과 레이 등이 주목을 받으면서 소형차 업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K9의 출시에 맞춰 그에 걸맞은 전시공간을 선보여 이 같은 인식을 상당 부분 희석시킨다는 전략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럭셔리 대형 세단 K9 전시장에 한국 유명 작가의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고품격 자동차 전시 문화를 선도하고, 자동차 전시장을 단순히 차를 사고파는 장소가 아닌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이번 작품전을 기획했다"고 밝혔다.르노삼성 커피향 가득한 복합매장르노삼성도 복합매장을 선보이며 감성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수원시 영통에 있는 르노삼성 수원사업소에 엔제리너스커피를 입주시켜 영업점을 단순한 비즈니스 공간 차원을 넘어 자동차와 고객이 공존하는 이색 복합거점으로 새롭게 변신시켰다.르노삼성은 지난2009년부터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고객 편의를 위해 매장을 찾은 고객의 가장 효율적인 동선 라인을 확보하며, 전시 차량이 가장 매력적이게 보이는 각도까지 고려하는 세심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위해 매장 리모델링 작업을 시행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복합매장에 대한 고객의 방문이 늘고 판매실적도 증가하자, 복합 매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신개념 매장은 새로운 시도를 통해 고객 만족과 마케팅 강화라는 중요한 두 가지를 요소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쭦미니인터뷰 | 박주성 기아차 강남영동지점장“‘오감’을 차랑에 입혔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