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과제는 '정의로운 복지국가', '공정한 복지국가'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앞으로 책임있는 정치인의 역할을 감당하든, 한사람의 지식인으로서 세상의 변화에 힘을 보태는 역할을 계속 하든, 더 많은 사람들과 힘을 모아 나가고 싶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이 이같은 고민을 담은 책을 19일 발간한다. 책 제목은 '안철수의 생각'으로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지도'가 부재다.안철수 원장 대변인인 유민영 전 춘추관장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안 교수의 책이 오늘 나온다"며 "오전 중에 국회 기자실과 언론사 등에 배포된다"고 말했다. 이 책은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와 대담 형식으로, 안철수 원장의 정치 참여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복지와 정의와 평화를 바탕으로 쌓아올린 대한민국의 비전과 통찰까지를 담고 있다. 책의 첫 장은 안 원장의 고민으로부터 시작한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변호사가 출마를 양보한 안 원장은 하루 아침에 대선 주자로 떠올랐다, 그는 '안철수 현상'에 대해 "현재와 미래 가치의 충돌"이라고 평가하면서 "중요한 것은 내가 감당할 능력이 있느냐 많은 국민들의 지지가 진정한 것이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각종 사회 현안에 대해서 구체적 의견도 밝혔다. 안 원장은 우리 사회의 과제를 '정의로운 복지국가', '공정한 복지국가'로 꼽았다. 지난 5월 30일 부산대 강연과 궤를 같이 한다. 안 원장은 "일자리와 복지가 긴밀하게 연결되고 선순환하는 복지"라며 "우리 현실에 맞춰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를 전략적으로 조합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의로운 복지국가'의 키워드는 향후 대선 출마의 열쇳말로도 읽힌다. ‘복지를 늘리면 남유럽처럼 재정 위기를 겪게 된다’는 주장에 대해 안 원장은 적극 반박한다. 그는 "복지 지출이 많아 재정 위기를 맞았다면 훨씬 수준이 높은 북유럽부터 흔들렸어야 한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안정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스웨덴 등은 복지의 안전망이 오히려 위기에서 경제를 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경제민주화와 재벌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안 원장은 "한국사회에서 재벌 그룹은 사실상 현행 규법상 초법적인 존재"라며 "재벌 체제의 경쟁력은 살리되 내부 거래 및 편법 상속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는 단점과 폐해를 최소화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기술했다.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강조했다. 그는 "기업은 주주만 아니라 비정규직을 포함한 종업원 등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을 배려해야 한다"며 "이익이 줄더라도 비정규직 철폐는 필요하며 고용을 좀 더 늘릴 방향으로 기업을 경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최근 논란이 된 대북 안보관에 대해서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앞으로의 대북정책상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통일을 ‘사건’으로 보는 관점에서 ‘과정’으로 보는 관점으로의 변화"라며 "금강산, 개성관광 등이 다시 시작되어야 하며 개성공단과 같은 협력 모델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당초 이 책은 올해 초에 젊은이들에게 안 원장의 경험과 생각을 조언하는 '자기계발서'로 준비됐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여부가 초미 관심사로 부각된 뒤 내용도 바뀌었고 출판도 연기됐다. 안 원장은 인생의 변곡점마다 책을 써왔다는 점에서 정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 원장은 지난 2005년 안철수 연구소 퇴임사에서 "어떤 일을 마무리하거나 특별한 계기가 있을 때 그때까지 배운 것들을 정리해서 책을 써왔다"고 밝혔다.실제로 안 원장은 안철수 연구소 착업 직전인 1995년에 '별난 컴퓨터의사'를, 안철수 연구소가 코스닥 등록전인 2001년엔 '영혼이 있는 승부'를 썼다. 안철수 연구소 CEO를 마무리한 2004년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이란 책을 냈다.그러나 책 출간과 상관없이 안 원장이 출마에 대한 의사표시를 당분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안 원장은 책 출간과 대선 출마 선언을 분리할 것이라고 본다"며 "야권 대선주자들이 본격적 행보를 하는 가운데 책을 대선 국면 전환용 브릿지로 이용할 것"라고 내다봤다. 정치평론가는 "안철수 원장이 책 출간을 통해 '안철수 피로도'를 줄이고 지지층인 중도 무당파의 결집을 노릴 것"이라면서 "출마선언 시기는 민주당 경선 추이를 보면서 저울질 할 것을 본다"고 말했다.김승미 기자 askm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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