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유럽 정상들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14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내놓은 위기 해법을 구체화해야 할 실무회의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가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월스트리트 저널은 9일 열리는 이번 회의가 유로존 금융 안정 긴급 대책,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 변경, 키프로스 구제금융 규모와 조건, 유로그룹 의장과 조만간 출범할 유로안정화기구(ESM) 수장 인선 등 산적한 과제를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풀 수 없을 것이라고 전날 예상했다.이번 회의에서 그나마 스페인 은행 구제를 위한 1000억유로(약 140조98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안 정도만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구제금융 조건 확정도 오는 20일 특별 회의에서나 확정될 듯하다. 다른 핵심 사안들은 휴가철이 지난 후에야 본격 논의가 이뤄지리라는 게 유럽연합(EU) 관계자들의 분석이다.시장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직접 구제, 구제기금의 국채 직접 매입 허용과 변제 선순위권 삭제, 유로존 금융감독 시스템 마련에 진척이 없으리라는 점에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정상회의 직후 안정됐다 다시 급등한 것은 이 때문이다.저널에 따르면 역내 상위 25개 대형 은행을 감독하는 유럽중앙은행(ECB) 산하 감독 기구 설립이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 은행들은 감독 대상에서 빠질 듯하다. 유럽 정상들이 올해 말까지 ECB 산하 감독기구에 은행감독권을 이양하기로 합의했지만 현실화 가능성이 낮은 만큼 대안을 찾고 있는 것이다.오는 17일 임기가 끝나는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 후임 결정이 독일과 프랑스의 갈등으로 마무리되지 않고 있는 것도 불안을 부채질하는 한 요인이다.회의를 앞두고 설전만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유타 우리플라이넨 핀란드 재무장관은 "핀란드가 유로화에 목 매지 않을 것"이라며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압박했다.지원 받아야 하는 국가들은 애를 태우고 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지난 7일 정상회의 합의 사항의 신속 이행을 촉구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8일 "일부 북유럽 국가가 유로존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비판했다.안토니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도 7일 "목표 시한 조정이 꼭 필요하며 이것만 들어주면 다른 모든 조건은 철저히 지킬 것"이라고 호소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백종민 기자 cinqang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