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이란 편견, 조리자격증 취득으로 이겨냈죠'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조선족이라고 무시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식재료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죠."중국 연길이 고향인 박예봉(54·사진)씨는 친지의 초청으로 한국에 온 후 분식집과 한식당 주방보조 등 음식점에서 일을 했다. 열심히 일을 하면서 순대국밥집과 불고기집을 공동 운영하게 됐지만 조선족이라는 이유로 편견을 받았다. 매일 서울 마장동에서 양질의 고기를 구매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새로운 양념장을 개발해 선보였지만 일부 사람들은 식재료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노력에 대한 결과를 인정받지 못해 설움도 컸다.박 씨는 사람들의 편견을 바꾸고 싶었다. 그래서 올해 1월 지인의 추천을 받아 한솔요리학원 영등포점의 문을 두드렸다. "더 이상 무시받지 않고 인정을 받고 싶었습니다. 국가가 인정한 자격증이 필요했죠. 하지만 시험을 준비하면서 언어가 힘들었습니다. 음식 재료와 성분 등을 뜻하는 단어들이 익숙하지 않았습니다."박 씨는 수업이 끝난 후에도 학원 선생님이 남아서 일대일로 하나하나 가르쳐 준 게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첫 필기시험에서 3점 차이로 아깝게 떨어졌을 때도 학원 선생님이 격려와 용기를 줘서 포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필기에 합격했지만 실기에서 떨어졌고 다시 도전해서 두번만에 합격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말에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죠. 그동안 한국에서 일하면서 받았던 설움과 고생이 생각나 한참 동안을 울었습니다."최근 정부가 국가기술자격증 취득자에게 재외동포(F-4)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식과 중식, 양식, 일식, 복어 등 조리기능사와 제과제빵기능사에 대한 중국 동포들의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박 씨는 한국에 온 중국 동포들이 무작정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한국 사회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남들 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전문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씨는 이번 국가기술자격증 획득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바람이다.김대섭 기자 joas1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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