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1~201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첼시와 뮌헨이 맞붙어 90분과 연장 30분, 총 120분 동안 동안 혈전을 벌여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다 승부차기 접전 끝에 4-3으로 첼시가 승리를 거뒀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최고의 성적을 거뒀던 두팀은 막강한 선수진과 이들에 지급하는 연봉으로도 유명하다. ESPN에서 지난 2일 전세계 14개 리그 7개 종목의 운동경기 선수들의 연봉을 조사해서 매긴 팀별 평균 선붕 순위에 따르면 첼시의 선수당 연봉은 679만5899달러로 세계 4위를 차지했다. 첼시에 패배한 바이에르 뮌헨 역시 선수당 연봉은 590만7652달러로 세계 8위를 차지했다. 연봉이 많은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것을 다시금 입증하는 셈이다. 첼시는 러시아의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엄청난 돈을 쏟아 부어가면서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하기로 유명하다. 그리고 이번 챔피언스리그의 우승은 그 결과물이다하지만 이들보다 높은 팀은 엄연히 존재한다. 첼시보다 많은 연봉을 주는 팀만 해도 3팀이 더 있다. 1위팀인 바로셀로나(868만569달러), 2위 레알 마드리드(779만6637달러), 3위 맨체스터 시티(740만3754달러)가 바로 그 팀이다. 이중 맨체스터시티 역시도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제치고 우승했다. 공교롭게도 맨체스터유타이티드의 선수당 평균 연봉은 552만1423달러로 맨체스터씨티에 비해 한참 뒤진다. 연봉의 우위가 실제 경기에서도 반영되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세계 최고의 축구팀의 경우 소속 선수들이 다른 팀 선수들에 비해 많은 급여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최고의 구단으로 손꼽히는 바로셀로나의 급여 역시 최고 대우를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바로셀로나는 올해 프리메라리가에서 마드리드에 밀려 프리메라리가 2위에 그쳤지만 ‘역사상 최강의 팀’이라는 평가에 있어서는 이견이 없을 정도로 강팀이다.우수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고액 연봉을 지급하는 것이 명문구단으로서는 당연한 일인 현실이지만 바로셀로나 선수들이 세계 최고의 연봉을 받는 것은 다른 팀과는 전혀 다른 이유이 있다고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최근 소개했다. 경기에서 승승장구하는 고액 연봉 팀 대부분은 다른 팀에서 뛰는 선수중 최고의 선수들에게 거액의 몸값을 제시해 빼앗아 오면서 경쟁력을 유지해왔다. 이중 최고로 손꼽히는 구단은 '갈락티코(별들의 모임)'로 불리우며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최강의 선수진을 영입하는데 성공한 레알 마드리드가 있다. 이 뒤를 이어 맨체스터 시티나 첼시 역시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선수들을 사모아 최강의 선수진용을 갖추고 있다. 연봉 1위인 바로셀로나도 역시도 선수 영입시장에서 큰 손이긴 하다. 지난 십년간 바로셀로나가 해외에서 영입한 선수만 해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사무엘 에투, 호나우딩요, 다비드 빌라, 알렉시스 산체스, 세스크 파브레가스 등과 같은 세기의 축구선수들을 영입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셀로나와 다른 팀들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바로셀로나 선수진에는 어렸을 적부터 육성했던 선수의 비중이 다른 팀에 비해 현저히 높다는 점이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유럽 챔피언스컵 준결승전 당시 첼시 선발진에는 유소년 시절부터 첼시에서 뛰었던 선수는 존 테리 하나뿐이었지만, 바로셀로나의 경우에는 선발선수 11명중 8명이 유소년시절부터 바로셀로나에서 뛰었던 선수들로 채워졌다. FC바로셀로나 선수들의 상당수가 바로 바로셀로나의 유소년팀인 칸테라 출신들이다. 또 2010년 피파에서 올해의 선수상으로 수여하는 발롱도르 상의 최종 후보에 오른 리오넬 메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모두 칸테라 출신이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다른 팀들의 경우에는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들이고 있지만, 바로셀로나의 경우에는 기존의 선수들을 지키기 위해 돈을 쏟아 붙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배경에는 티키 타카(Tiki-Taka, 짧고 정확한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을 계속 점유하는 플레이)로 불리우는 바로셀로나만의 경기 스타일이 자리잡고 있다. 1970년대 초반 네덜란드 야약스에서 시작된 이 축구 방식은 1980년대 후반 요한 크루이프가 바로셀로나 감독를 맡으면서 제도화됐다.이 티키 타카 스타일의 경기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고도로 정밀화된 기술과 훈련을 요구하는데, 바로셀로나 선수들의 경우 칸테라 시절부터 이러한 스타일의 축구가 몸에 것이다. 하지만 바로셀로나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기술과 정신력을 구하하는 최고 기량의 티키 타카형 선수진은 세계적으로 따져봐도 그리 많지 않다. 이렇다 보니 바로셀로나는 유소년 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선수들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만 하는 것이다. 바로셀로나가 선수 1인당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지급하는 점에는 틀림이 없지만, 다른 팀들이 최고의 선수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배로 뛴 몸값 때문에 많은 급여를 지급한다면 바로셀로나는 그동안 잘 키워왔던 선수들을 외부에 뺐기지 않기 위해 꾸준히 올려주다 보니 전체 선수의 평균 연봉이 올랐다는 차이가 있다. 경기를 지배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바로셀로나 특유의 경기스타일에는 이처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팀의 철학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나주석 기자 gongg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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