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욱의 직장인 재테크
1950p~2050p사이에서 횡보하던 코스피가 밴드하단인 1950p를 순식간에 무너뜨렸다.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문제가 또 시장을 흔들고, 5월 들어 외국인도 연일 매도로 일관하고 있다. 상승추세를 기대하며 마지노선으로 생각했던 1940p도 붕괴되며 급락한 주식시장은 쉽사리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많이 떨어져버렸다. 갑작스런 폭락의 뒤 안에는 항상 누구에게도 하소연하기 힘든 안타까움이 있다. 특히 대형우량주라고 하는 종목에 투자했는데도 크게 손실이 난 투자자에게는 더 그렇다. 그동안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중심으로 상승하고, 그 외 종목은 소외되었었다. LG화학, POSCO, KB금융 등 업종을 대표하고 우량하다는 주식도 최근 상승장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기다리다가 손실만 확대됐다. 우량주 투자로 큰 욕심 안 부리고 적당한 수익을 원하던 투자자들이 예상 밖의 손실이 나면 갑자기 돌변하기도 한다. 큰 손실이 부담스러워 그동안 쳐다보지도 않던 테마주, 급등주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폭락장에서 가장 문제는 바로 원금회복에 대한 맹목적인 갈망이다. 대표 우량종목만 투자하며 이성적인 판단을 하던 투자자도 크게 손실이 나면 단기에 빨리 원금을 회복할 만한 종목을 찾기 시작한다. 필자의 고객 중 평소 삼성전자, 현대차에 주로 투자하던 K씨가 최근 단 며칠사이에 믿었던(?) 삼성전자에서 10% 이상 손실이 나자 겨우 1주에 400원 내외 하는 잡주(?)를 사자고 전화가 왔다. 만류했지만 그래도 한번 사보자고 한다. 결국 종가에 더 많은 손해를 봤다. 폭락이 오면 손해에 대한 원금회복에 조급함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10여 년간 코스피가 단기에 10% 이상 폭락해도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모두 회복됐다. 어차피 시장은 사이클이 있다.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도 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폭락이 오면 주식보다 훨씬 안전한 펀드에 대하여도 불안해하는 투자자가 많다. 하지만 펀드의 위험조정수익률이 괜찮다면 설령 손실이 났어도 기다리는 편이 낫다. 적립식 펀드라면 오히려 폭락이 낮은 가격에 주식수량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따라서 적립식 펀드는 폭락이 와도 계속 유지하는 편이 유리하다. 반면 1회에 목돈을 투자한 거치식펀드나 임의식펀드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생각해 봐야 한다. 자신의 위험부담수준을 초과하여 손실이 났다면 비중을 축소해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속 유지하는 편이 낫다. 주식투자이건 펀드투자이건 기본에 충실하면 폭락이 두렵지 않다. 사실은 기본에 충실하게 투자하고 관리하면 위험이 크게 줄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성공투자의 방법으로 분산투자, 장기투자, 분할투자를 권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그것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은 한 종목에 ‘몰빵’한다. 짧은 시간에 큰 수익을 내서 빨리 원금회복하려고 한다. 상승장에서 분할투자 하기보다는 하락장에서 물타기를 한다. 기본적인 성공투자의 방법을 알면서도 사실은 성공투자의 방법과는 반대의 투자방법을 가지고 투자한다. 심지어는 성공투자의 3가지 방법을 케케묵은 것이라면 터부시 하는 사람도 있다. 폭락은 이번 뿐 아니라 향후에도 언젠가는 또 오고 또 온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늦지 않았다. 설령 손실이 크고 시장이 불안해도 기본을 지키기 시작하면 앞으로 오는 폭락에는 초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3가지를 실천해보자. 첫째, 한 종목보다는 여러 종목에 투자하자. 둘째, 단기적인 등락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2~3년을 투자한다고 생각하자. 주가 사이클상 2~3년에 한번은 다시 고점이 온다. 셋째, 한 시점에 몰빵하지 말고 투자금액을 나누어 투자하자. 이것을 지키기 어렵다면 차라리 펀드로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
송영욱 | 흥국증권 부장재테크전문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대한민국 펀드교과서’, ‘재테크에 성공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36가지’ 등이 있다. <ⓒ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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