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글로벌 특허분쟁 '수비에서 공격으로'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현대차가 글로벌 특허분쟁에 대비해 본격적으로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처음으로 본사 법무실 전문인력으로 특허분쟁, 특허발굴, 특허매매 등을 담당할 변리사 채용에 나선 것.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특허관련 조직 및 인력 보강지시 이후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이라는 관측이다. 그동안 현대차의 특허관련 조직과 인력은 기초적인 출원업무에 국한돼 기업간 분쟁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외부 법무법인에 전적으로 분쟁업무를 맡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남양연구소에 소속된 특허실 역시 변리사 자격을 보유한 전문인력의 수가 극히 소수에 불과해 특허관련 전문인력 강화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됐었다.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본사 법무 인력으로 변리사와 국내변호사를 선발하기 위해 경력공채를 실시하고 있다. 선발 예정인원은 국내변호사를 포함해 수 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본사 법무실 차원에서 변리사 채용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몇년동안 자동차 업체를 대상으로 특허분쟁건수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스위스의 비콘내비게이션은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를 포함해 BMW, 아우디, 크라이슬러, GM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브랜드를 대상으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를 통해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IT업계에 이어 자동차 업계도 특허분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특허 전문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라며 “분쟁 예방업무 이외에 특허매입과 분석업무 강화하기 위해 변리사 채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회사측이 이번 채용공고를 통해 제시한 법무부문 직무역할은 특허발굴, 특허분재 예방 및 대응, 특허판매 및 매입 등으로 매우 구체적이다. 지원자격 역시 특허분쟁 대응, 특허매매 경험자를 우대하고 최소 5년 이상의 업무경력을 요구하고 있다.또다른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IT관련기술을 대거 자동차에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업종을 초월해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인력을 보강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다만 이번 채용규모와 특허실내 전문인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현대차 남양연구소에 소속된 특허실에는 관련 전문자격 소지인력이 극소수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IP센터 인력의 35%이상이 변리사인 점과 크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위 경영진이 특허의 중요성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외부 영입에만 의존하지 않고 내부 전문인력 육성에도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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