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과 야구는 한 핏줄로 통하나…오너들 열광하는 이유

경영과 야구는 한 핏줄로 통하나…오너들 열광하는 이유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1.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사장과 단장, 감독까지 과감히 교체하며 새로운 리더십을 올렸다. 내로라하는 유명 노장감독들을 제치고 지휘봉을 잡은 이는 프랜차이즈 스타출신인 류중일 감독. 이어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해 통산 다섯번째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지키는 야구에서 공격 야구로 돌아선 삼성 라이온즈의 팀 컬러는 이제 본격적인 3세 경영 체제로의 전환기를 맞아 더욱 도전적인 이미지를 필요로 하는 삼성그룹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2. "왜 6~7등밖에 못하는 거지…거 참…2군선수들에게 더이상 FA선수영입은 없다고 선언했다. 아마 열심히 할거다.", "구원투수처럼 위기상황에서 던져야할 결정구가 있다면 '품질'을 뽑겠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가을 기자들과 만나 '야구경영론'을 피력했다. LG의 기업경영방침을 평소 자주 보는 야구에 빗대 설명한 것이다. 흔히들 프로야구는 기업경영과 흡사하다고 한다. 삼성, LG, SK, 기아, 두산, 롯데 등 내로라하는 구단들이 격전을 펼치는 프로야구 무대는 대기업의 장외대결, 자존심이 격돌하는 장소로도 평가된다. 이 때문일까. 재계 경영자들은 야구에 열광한다. 직접 팬을 자처하는 것은 물론, 경영에도 야구를 접목시킨다. 최근 들어 오너가 일원을 야구경기장에서 만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11일 오후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 간 주말 3연전 첫 경기에 올 시즌 처음으로 모습을 비추며 '야구광'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수행한 7박8일의 유럽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였다. 한국에 도착한 즉시 그는 다른 업무들을 제치고 아들과 함께 야구장부터 찾았다. 이날 이 사장의 등장에 앞서 삼성과 LG측 응원단은 각각 3D TV를 주제로 한 응원전을 펼쳤다. 삼성라이온즈 대 LG트윈스의 야구경기가 삼성 대 LG라는 기업 간 경쟁이 된 셈이다. 프로야구 무대가 대기업의 장외대결로 해석되는 까닭이다. 기아가 삼성 출신인 선동렬 감독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을 때 재계에서 이를 이재용 체제의 삼성과 정의선(현대차 부회장) 체제의 현대차그룹간 미묘한 장외경쟁으로 바라본 것도 마찬가지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가을 기자들 앞에서 야구경영론을 펼쳤다. 그는 "왜 6~7등밖에 못하는 지..거 참..내가 직접 야구를 할 수도 없고"라며 LG트윈스의 부진한 실적에 아쉬움을 표하고, "구원투수처럼 위기상황에서 던져야 할 결정구가 있다면 '품질'을 뽑겠다"고 말했다. 야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애정을 드러낸 것은 물론, 경영방침을 야구경기 속에서 찾아 보였다. 
최태원 SK 회장은 2007년 이후 매년 가을이면 붉은색 응원점퍼를 입고 SK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리는 인천 문학구장을 찾는다. SK와이번스는 비교적 빠른 시간 내 프로야구 명문팀 반열에 올랐다는 점에서 짧은 시간 국내 4대그룹으로 성장한 SK그룹과 닮아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곰돌이 파이팅! 으라차차 파이팅!" 두산 베어스의 플레이오프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트위터에는 의례적으로 이같은 트윗이 등장한다. 박 회장은 직접 임직원들과 야구장을 찾는 것은 물론 경기를 트위터로 생중계할 정도의 마니아다. 집무실에는 두산 베어스 점퍼와 모자가 소중하게 걸려있다. 두산가(家) 4세이자 두산베어스 구단주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 역시 매년 수차례 야구장과 전지훈련지를 직접 방문한다. 두산가 4세들의 트위터에서 야구와 관련된 트윗을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다. 이들이 이처럼 야구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각 기업의 자존심 대결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야구 경기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도전의식과 성취는 기업경영과도 닮은 꼴이다. 관중과의 호흡을 통해 그룹 내 일체감을 갖게 한다는 점도 한 기업을 이끌어가야 할 경영자로서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야구는 개인마다 수비와 공격 등 포지션이 있는 조직 스포츠라는 측면에서 기업 조직과 유사하다. 이 때문에 감독의 전략과 선수들의 수행 능력이 경기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최고경영자의 판단은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경영자는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 분석자료를 기반으로 연속적인 의사결정을 해야만 한다. 또한 야구는 멘털스포츠(Mental Sport)라는 측면에서도 경영진에게 시사하는 대목이 많다.  앞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02년 삼성이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때 우승사례를 적극 경영에 활용하라 지시했고 지난해 통산 다섯번째 우승 직후에는 "야구를 통해 조직력과 통계, 포수의 희생정신을 배우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우승은 삼성맨 류중일과 삼성이 키운 선수들이 주축을 이뤄 자체 육성한 맨파워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기업의 인재육성이 갖는 중요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야구는 기업경영의 단면을 잘 보여줘 재계 관계자들 중에서도 특히 팬이 많은 스포츠"라며 "과거에는 오너 구단주가 빅 이벤트에만 얼굴을 비치곤 했으나, 그라운드가 기업 간 또다른 자존심 대결의 장이 되며 경영진들이 자주 야구장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조슬기나 기자 seu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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