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방키아 지분 45% 취득 국유화한다'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부동산 대출로 부실화된 스페인 금융부문 정상화를 위한 스페인 정부 방침이 드러났다. 스페인 3대 은행인 방키아는 부분 국유화하고 다른 은행들에는 대규모 충당금을 쌓도록 하는 게 그것이다.10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 기구인 은행구조조정기금(FROB)은 2010년 취득한 방키아 모회사 BFA의 우선주(44억7000만 유로 규모)를 의결권있는 보통주로 전환할 것이라고 스페인 경제부가 9일 발표했다.전환이 완료되면 FROB는 방키아의 지분 45%를 보유해 최대 주주가 되며, 방키아는 사실상 국유화된다. 앞서 호세 이그나시오 고이리골자리 신임 회장이 지난 9일 BFA 이사회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으며 BFA는 FROB에 스페인 정부가 지분을 인수해줄 것을 건의했다. 스페인 중앙은행인 뱅크오브스페인(BOS)은 “우선주 전환은 방키아의 금융건전성을 강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평가했으며, 스페인 경제부도 “이는 방키아의 지급능력을 확보하고 예금자를 안심시키며, 방키아가 필요료로 하는 자본에 대한 의구심을 일축하기 위한 필요한 첫 번째 조치”라고 설명했다. 백설공주와 여섯 난장이로 불리는 7개 저축은행 합병으로 탄생한 방키아는 자산 기준(3280억 유로) 스페인 3대 은행이지만 부실자산 규모가 10%가 넘는 380억 유로에 이르고 모기업 부실자산과 합치면 그 규모가 515억 유로에 이르는 등 스페인 은행 부실의 뇌관으로 꼽혀왔다. FT 등에 따르면, 스페인 은행권 전체의 부실대출 규모는 1800억 유로로 추정되고 있다. 스페인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은행권 부실이 국가부도로 전염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스페인 국채 10년 물 수익률은 이날 23bp(100bp=1%포인트) 오른 6.07%를 기록해 국제 기구의 구제금융이 불가피하다는 경고가 나왔다.이에 따라 스페인 정부는 11일 방키아 국유화와 함께 은행권에 추가로 최소 300억 유로 규모의 충당금을 쌓도록 요구할 계획이라고 이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전했다.이는 부실 부동산 대출 충당금 비율을 현행 7%에서 30%로 올리는 형식으로 이뤄진다.스페인 정부는 지난 2월 은행권에 538억 유로의 충당금을 쌓도록 지시했다. 스페인 정부는 아울러 방키아 새 경영진에 조속한 시일안에 구조조정과 정상화 방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특히 부동산을 자산운용사들에게 떼주는 방안도 발표할 계획이다.그러나 스페인 은행권 부실 자산 규모가 워낙 큰데다 경기침체속에서 은행들이 대규모 충당금을 쌓기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으며, 결국 배드뱅크 설립이나 공적자금 투입,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연합,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아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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