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신>, 서글프고 불편한 페이크 다큐

<음악의 신> 1회 Mnet 수 밤 9시첫 장면은 룰라 시절 받은 수많은 트로피였고, 그 다음 장면은 부도를 비롯해 여러 사건 사고에 연루된 이상민의 모습이었다. <음악의 신>은 한 때는 룰라였지만 이제는 “잊혀진 한 스타”가 되어버린 이상민이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차리고 재기를 꿈꾸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다. 하지만 제목이 알려주고 있듯이 KBS <스타 인생극장>류의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굳이 비슷한 프로그램을 찾자면 < UV신드롬 >과 비슷한 형식의 페이크 다큐지만, 이상민에게는 UV에게 없는 과거가 존재한다는 것이 다르다. 어디까지가 대본이고 어디까지가 이상민의 현실인지 모호한 상황 속에서 이상민은 그를 피하는 친구들과 억지로 통화하려 하거나 잘 나가던 시절의 자기 자신을 패러디하며 스스로를 희화화한다. 끝까지 허세를 부리며 이 프로그램을 찍는 이유를 포장하는 이상민에게 고영욱이 “형, 공중파 정지잖아”라는 말로 허를 찌르는 순간의 재미가 아마 이 프로그램이 원했던 재미와 일치할 것이다. 하지만 정작 그 순간 느껴지는 감정은 연민에 가깝다. 페이크 다큐라는 장르의 성격 상 그 안에서의 이상민과 현재의 이상민이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 ‘Bros’ 시절의 모피코트를 입고 용감한 형제에게 자신이 MC해머와 친하다며 거들먹거리고 “살다보면 이런 상황이 오더라고”라며 체념하는 모습은 차라리 안쓰럽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의 신>이 이상민이 “아직 건재하다”는 선언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이상민의 존재를 다시 상기시켜 줄 수는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잊혀지지 않는 것만이 목적이었다면, ‘라디오 스타’에서의 ‘이애기’로 기억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설정이든 현실이든 감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모든 게 다 이상한데 뭐라도 튀어나와야하는 상황”에 갇혀 헤매는 옛 스타를 보는 일은 웃기기보다는 서글프고 불편하기 때문이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윤이나(TV평론가) <ⓒ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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