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이윤재 기자] 가전업체 대우일렉트로닉스가 최근 협력사 대금결제를 자사의 김치냉장고 등 제품으로 대신해 논란을 빚고 있다. 현금 대신 상품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협력사에 떠넘긴 것이다.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최근 협력사 A사에 지급해야할 대금 가운데 일부를 김치냉장고 30대로 결제했다. 30대의 김치냉장고를 처분하지 못한 A사는 이 제품을 다시 2차 협력사인 B사 대금결제에 이용했다. B사 관계자는 "전체 1억원의 대금 가운데 일부를 김치냉장고 5대로 받았다"며 "제품을 처분하지 못해 지인들에게 헐값에 넘길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돈 대신 제품으로 협력사 대금을 지불하는 것은 지난 1990년대 후반 이후 가전 업계에 관행처럼 이뤄져 왔으나 2000년대 이후 경기가 호전되면서 자취를 감췄었다. 그러나 최근 경기 침체 장기화로 가전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과거의 관행이 되살아난 셈이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협력사 결제 대금 가운데 일부를 현물로 하는 방식은 예전에 일부 가전업계에서 횡행했던 악습"이라면서도 "오래전에 사라졌지만 최근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10여년 전에는 대기업들도 TV, 냉장고는 물론 휴대폰으로 대금을 결제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었는데 최근 이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며 "대기업들은 손쉬운 방법이라고 하지만 협력사들은 자금순환이 어려워 직원들 월급을 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대우일렉트로닉스는 지난 2010년 177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50억원 규모로 떨어지는 등 경영 실적이 예전보다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대우일렉트로닉스 홍보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협력사에 대금 결제를 제품으로 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이창환 기자 goldfish@이윤재 기자 gal-r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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