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네트워크를 넓혀라” 어윤대 회장의 광폭행보

KB금융그룹의 新시장 개척 진두지휘

지난해 6월 23일 KB국민은행 베트남 호치민지점 개점식에서 과계자들이 테입 커팅을 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국제금융시장의 통합 추세와 아시아지역 경제의 급성장에 대응하면서 국내 은행산업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기존 네트워크 강화와 신규 네트워크 창출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해외진출과 네트워크 강화로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서 위상을 높이려는 KB금융의 해외 비전과 전략을 짚어본다. ‘해외 진출’은 올해 KB금융지주의 핵심 화두 중 하나다.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초부터 신년사 등을 통해 “해외진출 한국기업에 대한 글로벌 금융서비스 제공 전진기지를 구축하고, 해외 현지은행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겠다”며 “해외현지에서의 인수·합병을 통한 신시장 개척의 전략적 방향성을 견지하면서 결코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접근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런 까닭에서일까. 어 회장은 올해들어 부쩍 자주 굵직한 국제적인 경제·경영·금융행사 등에 참석하며, 해외 유명 최고경영자(CEO)와 각국의 핵심 투자자들과의 접촉 기회를 늘려가고 있다. 어 회장은 최근 아시아지역금융관련 현안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3월 13~15일 방콕에서 열린 ‘IIF(Institute of International Finance) Asia CEO Summit’에 참석했고 지난 3월27~28일엔 런던에서 열린 ‘G100유럽’에도 초청받아 참가하면서 피에르 낭텀(액센츄어)과 앤드류 모스(아비바그룹) 등 세계적인 CEO들과 한자리에 서기도 했다. ‘G100’행사는 세계적인 기업 CEO 100여명이 모여 국제정세, 경영환경 등에 대해 논의하는 세계 최고의 경영자 모임이다. 이 자리에서 어 회장은 ‘변혁의 시기에 CEO역할’ ‘국제적 사업에 있어 노령화 인구의 영향’ ‘은행의 변화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 국제정세와 경영환경에 관련된 다양한 토론회에 참석하는 한편 이 행사에 참석한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기업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중동·아시아 투자자들과 릴레이 해외IR비공식 일정으로 회사 측에서는 수행 인원이 따로 붙진 않았지만 어 회장은 이번 행사에서 영국의 런던, 에든버러, 아랍에미레이트의 아부다비, 두바이 등 총 4개 도시에서 주요 기관 투자가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동지역 투자가들에게 각별히 공을 들였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지역은 원전 등 산업분야에서 우리나라와 협력관계를 확대해가고 있지만 금융분야에서는 교류가 적은 만큼 한국금융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의 새로운 도약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어 회장이 이처럼 중동 등 국내와 금융교류가 활발하지 않은 국가들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동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이머징마켓을 해외진출 대상 국가로 고려하며, 해외전략을 추진해온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미 포화돼 경쟁이 치열하고 성과를 내기 어려운 유럽이나 미국 등의 국가들보다는 앞으로 가능성이 있고 잠재력이 풍부한 곳을 선점함으로써 경쟁력을 갖고 성과를 낸다는 복안이다. 이런 생각은 지난해 6월 ‘KB금융그룹 확대 경영전략위원회’에서 해외시장 진출 전략 방향을 인도네시아, 인디아, 중국 및 브라질 등의 신흥국가 중심의 점진적인 진출로 가닥을 잡은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나온 계획과 방향성을 골자로 현재 KB금융그룹의 해외 진출은 주요 전략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영업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사무소 등 전진기지 구축과 이를 토대로 한 현지화를 목표로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브릭스 등 신흥국 중심 영업기반 강화KB금융그룹은 해외진출 지역에서의 영업을 한국 기업과 한국 교민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영업에서 벗어나 현지 개인고객과 기업을 대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금융사업의 모델로 구상했다. 해외시장 진출의 중장기 전략방향은 인도네시아, 인디아, 중국 및 브라질 등의 신흥국가 중심으로 점진적인 진출을 추진하되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시장은 KB의 핵심역량으로 승산이 있다고 판단될 때까지 최적기를 포착해 선별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또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감안해 단기적으로는 대규모의 투자자금이 수반되는 M&A는 지양하고 대신 안정적인 성장세가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소규모 M&A 및 지분투자를 적절한 투자시기를 감안해 추진할 방침이다. 그룹은 현재 런던, 홍콩, 캄보디아 등 3개의 현지 법인과 뉴욕, 광저우, 쑤저우, 하얼빈, 도쿄, 오클랜드, 호치민 등 7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하노이에서는 1개의 사무소가 운영되고 있다. KB금융은 올해 이런 기존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특히 신규 네트워크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기존 네트워크가 있는 일본(오사카), 중국(베이징), 베트남(하노이)지역은 추가 지점 신설이나 현지법인(중국)으로 전환 작업을 통해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영업기반을 구축할 방침이다. 그밖에 KB가 투자한 카자흐스탄 BCC은행을 카자흐스탄 내 리딩뱅크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 나가고 러시아 등 CIS지역으로도 추가적으로 진출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신규네트워크로는 브릭스(BRISc) 국가 중 하나인 인도 뭄바이 사무소를 상반기 내에 지점으로 전환하고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등 고성장 전략시장에도 신규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 위한 인력양성 교육에도 총력 한편 KB금융그룹은 본격적인 해외 진출 시대를 맞아 전문적인 해외진출 인력 기반을 확충하고 글로벌 경영관리체계를 강화하는 등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금융권에서는 어윤대 회장이 폭넓은 인맥과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해외사업 전반을 대부분 직접 챙기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인력 채용을 지주사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룹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해외 비즈니스 인력 양성을 위해 지난 2년간 매년 100여명의 해외 우수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선발되는 100여명의 인원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지원한 분야별로 각 영업 현장에 배치될 예정이다. 아울러 외국어 역량 보유를 위한 ‘글로벌 랭귀지 코스’와 해외영업에 필요한 업무능력 및 현지적응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가 양성과정도 시행 중이다.이코노믹 리뷰 김은경 기자 kekisa@<ⓒ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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