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왕의 남자'로 불리는 친이(親李)계의 이재오 새누리당 후보와 참여정부의 대변인이었던 친노(親盧)의 야권단일후보인 통합진보당 천호선 후보가 맞붙는 서울 은평을의 표심이 흔들리고 있다. 은평을 주민들의 마음은 여전히 '안정'과 '변화'를 두고 고민중이다.이 후보는 '어게인(Again) 2010'을 꿈꾸고 있다. 그는 2010년 7·28 재선거에서 여당의 지원을 거부한 채 '나 홀로 선거'를 펼쳐 지지율 58%로 당선했다. 야권의 정권심판론도 정면돌파했다. 이번에도 그는 혼자다. 흔한 유세 차량과 로고송조차 없이 지역을 누비고 있다. 핼멧을 쓰고 빨간색 점퍼를 걸친 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주민들에게 손을 내민다.이곳 주민들은 이 후보를 '은평 토박이'와 'MB의 남자'라고 기억한다. 은평구 불광시장에서 만난 가게 주인들은 "'아들 제대할 때 되지 않았어요'라고 안부를 묻는 이 후보가 이웃사촌처럼 느껴져 좋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찾아오는 손님도 없고, 재래시장이 이렇게 어려운 건 정부 탓이다", "'왕의 남자'라면서 지역을 위해 한 게 없다" 등 냉랭한 민심도 읽힌다.천 후보는 '체인지(Change) 2012'를 외치고 있다. 그는 "(이 후보가) 표를 살피러 다녔지만 삶은 살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공약을 펼쳐놓기보다는 주민들의 말을 수첩에 적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정권심판론에 머물지 않고 지역현안 등을 꼼꼼히 챙기며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가겠다는 것이다.천 후보에 대해서는 '정권심판을 이뤄낼 참신한 야권단일후보'와 '아직 낯선 후보'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참여정부 시절, 서민정책을 말해온 사람이 나왔다"며 반기는 주민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인물인지 잘 모른다"며 평가를 유보하는 주민도 있다.대조동에서 만난 김창규(56)씨는 "우리 집 자식들이 뭐하고 있는지 훤히 들여다보는 국회의원이 또 어디있겠냐"며 이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옆에 있던 박성일(56)씨는 "20년간 은평이 나아진게 뭐가 있냐"며 평가절하했다. 진관동에서 만난 박대동(25ㆍ대학생)씨는 "무조건 야권후보를 찍겠다"고 했다.선거 초반 여론조사에서 20%포인트 이상 뒤처졌던 천 후보가 이 후보를 맹추격하면서 격차가 좁혀졌지만,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방송3사와 미디어리서치ㆍ코리아리서치ㆍTNS가 공동으로 3월31일~4월1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43.1%로 천 후보(31.5%)에 비해 11.6%포인트 앞섰다. 천 후보가 숨겨진 야권표를 흡수하며 막판 바람을 일으킬 지가 남은 변수다.이민우 기자 mw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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